2026년 02월 15일(일)

"차라리 강제로 뺏어주세요"... 스마트폰 규제에 10대 절반이 찬성한 이유

오는 3월 새 학기부터 대한민국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이 제한됩니다. 그런데 예상 밖의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규제 대상인 청소년들 절반 이상이 오히려 찬성표를 던진 것입니다.


2024년 8월 국회를 통과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2026년 3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됩니다.


개정된 법령에 따라 교원은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수업 중 학생의 스마트기기를 제한하거나 수거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갖게 됐습니다.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각 학교의 학칙으로 정하도록 했으며, 교육 목적이나 긴급한 사유가 있을 때는 교사의 허가를 받아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동아일보와 한국청소년재단, 공공의창이 공동으로 실시한 청소년 인식 조사에 따르면, 15~24세 청소년 중 상당수가 스마트폰 및 SNS 이용 규제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찬성하는 청소년들이 꼽은 가장 큰 이유는 SNS 속 타인과의 비교로 인한 박탈감이었습니다. 화려한 타인의 일상을 보며 느끼는 우울감이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라는 것입니다.


이어 알고리즘이 무분별하게 노출하는 선정적·폭력적 콘텐츠에 대한 피로감과, 숏폼 중독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도 주요 이유로 꼽혔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려고 누워도 숏폼을 보느라 새벽까지 잠을 못 잔다", "내 의지로 멈출 수 없으니 학교에서라도 강제로 막아주는 게 오히려 마음 편하다"는 취지의 글들이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이번 조치를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습니다. 청소년 인권단체와 시민사회는 학생들의 자기결정권과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2024년 8월 법안 통과 당시 청소년·인권단체들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학생 스마트기기 금지는 학생 인권을 침해하는 조치"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부 학부모들도 긴급 상황 시 자녀와의 연락 문제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교육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없는 환경이 학생들에게 진짜 소통을 되찾아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일방적 규제보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지적합니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일부 교사들은 "스마트폰 수거와 보관, 반환 과정에서 분실이나 파손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며 현장의 혼란을 우려합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또한 학생들이 수업 외 시간(쉬는 시간, 점심시간)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지, 학교 밖에서의 과도한 사용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교육부는 각 학교가 학칙을 통해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지만, 학교별 편차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단순 규제를 넘어 학생들이 스스로 스마트폰을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3월 시행을 앞두고 스마트폰 사용 제한이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와 인권 보장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지, 그리고 실제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안착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