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설상 종목이 동계올림픽 출전 66년 만에 단일 대회 '멀티메달'이라는 성과를 냈습니다. 은메달과 동메달, 그리고 금메달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번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의 결과를 두고 설상계 안팎에서는 "우연이라기보다 준비의 결실"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김상겸의 은메달, 여자 빅에어 유승은의 동메달, 그리고 하프파이프 최가온의 극적인 금메달까지. 한국 스키·스노보드가 한 대회에서 세 개의 메달을 따낸 것은 처음입니다. 특히 최가온은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이번 성과의 배경으로 12년간 이어진 롯데그룹의 장기 지원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롯데그룹은 현재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사를 맡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회장사를 맡은 이후 설상 종목에 300억원 이상을 투입해왔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에는 500억원 규모의 지원이 이뤄졌고, 이후에도 후원은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설상 종목은 대표적인 비인기 종목입니다. 국내 훈련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고, 해외 전지훈련 의존도가 높아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종목으로 유명합니다. 단기간 성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에 기업들의 자본이 기타 다른 흥행 종목으로 쏠리는 상황에서 롯데는 설원에 아낌없이 투자했습니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장비와 코칭 시스템을 보강하는 등 기반을 다져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22년에는 ‘롯데 스키·스노보드팀’을 창단하며 후원 차원을 넘어 직접 육성 시스템을 체계화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낸 유승은이 이 팀에 소속돼 있습니다. 단일 스타 선수에 대한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선수층을 두텁게 하는 구조적 접근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습니다.
이 시스템에서 가중 주요한 역할을 한 인물은 단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여겨집니다. 신 회장은 2014년 대한스키협회장을 맡아 직접 설상 종목 지원에 관여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관심을 이어왔습니다. 단순한 '스키 애호가' 수준을 넘어 훈련 환경 개선과 해외 대회 출전 확대 등 실질적인 의사결정에 참여해왔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특히 최가온이 2024년 스위스 월드컵 대회 도중 허리 부상을 당해 수술이 필요했을 당시, 신 회장이 치료비 7천만원을 전액 지원한 일화는 상징적으로 거론됩니다. 한 선수에 대한 지원이었지만, 설상 종목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번 멀티메달·최초 금메달은 단발성 스타의 기적이라기보다 선수층이 두터워졌음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설상 종목의 경쟁력이 구조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최근 유통업 환경이 녹록지 않고, 대내외적으로도 혁신을 요구받는 상황에서도 롯데는 설상 종목에 대한 지원을 흔들림 없이 이어왔습니다. 업계에서는 "기업은 어려울 때일수록 철학을 시험받는다"며 "굳건한 장기 투자가 결국 하나의 브랜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금메달은 선수의 몫입니다. 그러나 그 선수가 세계 무대에서 뛸 수 있는 토대를 만든 것은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그 시스템을 12년간 지탱해온 기업이 롯데라는 점에서, 이번 설상 종목의 성과는 스포츠를 넘어 기업의 장기 전략과 리더십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장면으로 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