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가 가성비 전략으로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0억1000만 달러(한화 약 10조1500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습니다.
순이익은 21억6000만 달러(한화 약 3조12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 늘었습니다.
조정 기준 주당 순이익(EPS)은 3.12달러(약 4520원)를 달성해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습니다.
미국 경제의 둔화와 지속되는 물가 상승으로 가계 지출이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은 '가격'을 중심으로 한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블랙박스 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외식업계는 5개월 연속 성장세가 둔화됐으며,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맥도날드는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가성비 전략을 적극 추진한 것이 실적 향상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의 패스트푸드점 방문이 줄어들 것을 우려했으나, 이후 공격적인 프로모션과 할인 정책을 통해 고객 유치와 매출 회복에 성공했습니다.
회사는 2024년부터 '합리적 식사' 이미지 구축에 집중했습니다. 5달러 세트 메뉴를 새롭게 선보이고, 미국 내 가맹점주들과의 협력을 통해 세트 메뉴 가격을 인하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모노폴리 게임'과 닥터수스 캐릭터 '그린치'를 활용한 한정 메뉴 등 화제성 있는 마케팅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그린치 세트에 포함된 한정판 양말은 며칠 만에 5000만 켤레 이상 판매되며 맥도날드 역사상 최고 일매출 기록을 세웠습니다.
켐프친스키 CEO는 "맥도날드의 가치 중심 경영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고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신속한 대응을 통해 방문객 증가와 가격 경쟁력 평가 개선을 이뤄냈다"고 밝혔습니다.
맥도날드의 글로벌 동일 매장 매출은 5.7% 증가해 시장 예상치 3.9%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미국 시장의 회복세가 특히 두드러져 미국 동일 매장 매출은 6.8% 성장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장균 사태 여파로 1.4% 감소했던 것과 대조적인 결과입니다.
독일과 호주 등을 포함한 국제 직영 부문의 동일 매장 매출은 5.2% 증가했으며, 라이선스 시장 부문은 4.5% 늘었습니다. 미국 외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맥도날드는 최근 콤보 메뉴를 약 15% 할인한 '엑스트라 밸류 밀'을 재출시하며 가격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 속에서 소비자들이 합리적 가격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대응한 전략입니다.
국내 시장에서도 맥도날드의 이러한 실용적인 가격 전략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운영되는 '맥런치'를 통해 인기 메뉴를 6000~8000원대라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제공하며 점심시간 직장인과 학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습니다.
회사는 올해 37억~39억 달러를 매장 확장과 설비 투자에 투입할 계획입니다. 약 2600개의 신규 매장을 개점하고 순증 기준 2100개 매장을 추가해 환율 변동을 제외한 전체 매출을 약 2.5%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다만 1분기 동일 매장 매출 증가율은 4분기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1월 말 미국을 강타한 겨울 폭풍으로 일부 매장이 임시 폐쇄된 영향이 반영될 예정입니다.
회사 측은 미국과 주요 시장의 외식 업황이 여전히 도전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맥도날드는 메뉴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미국과 일부 해외 시장에서 에너지 음료, 과일 리프레셔, 크래프트 소다 등을 새롭게 출시할 예정입니다. 젊은 소비층을 타겟으로 한 음료 전략을 통해 방문 빈도와 객단가를 동시에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치킨 메뉴도 확대합니다. 일부 매장에서 치킨 스트립, 윙, 그릴드 샌드위치 등을 시험 판매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GLP-1 계열 약물 복용자를 겨냥한 대응 전략입니다. GLP-1은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식욕 억제와 체중 감소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 치료제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약물을 복용하는 소비자들은 식사량이 줄고 고단백·저칼로리 식단을 선호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미국 내 복용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외식업체들도 메뉴 구성과 마케팅 전략 조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맥도날드는 장기적으로 이러한 소비자층을 위한 메뉴 추가와 함께 기존 메뉴의 고단백 특성을 부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맥도날드는 그동안 저소득층 소비 둔화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왔습니다. 이번 실적은 할인 전략과 프로모션이 단기적으로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데 효과적이었음을 입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