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을 오르며 숨이 차오르는 순간, 많은 중년층이 체감하는 현실입니다. 30대 이후 매년 0.5~1%씩 감소하는 근육량은 60세를 넘어서면 더욱 급격히 줄어들어, 70대에는 젊은 시절 근육의 40%까지 사라질 수 있습니다.
12일 세계일보는 의료계의 말을 빌려 근육 감소는 단순한 체력 저하를 넘어 뇌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북미 영상의학회(RSNA)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는 근육량과 뇌 노화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팀은 50대 성인 11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근육이 튼튼하고 복부지방이 적은 사람일수록 뇌 용적이 건강하게 유지된다고 밝혔습니다. 국제학술지 'Neurology'에 게재된 연구에서도 근육량이 높은 중년층의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약 30% 이상 낮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반면 내장지방이 많을수록 신체 나이보다 뇌 나이가 높게 측정됐습니다. "배는 나오고 다리는 가는" 중년 체형이 뇌 건강에 가장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입니다.
치매는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 환자가 이미 1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2023년 치매 유병률은 약 9.25%로,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 연구에서 60세 이상 한국 노인의 사르코페니아(근감소증) 유병률이 약 6~10%로 나타났으며, 80세 이상에서는 20% 이상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현장에서 확인한 노년의 삶에서 근육은 단순한 체력이 아닌 '생존 자산'이었습니다. 근육이 충분한 사람은 병원 입원 시에도 회복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릅니다.
여러 역학 연구에서 손아귀 힘(악력)이 약한 사람은 악력이 강한 사람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손아귀 힘이 약한 집단에서 사망 위험이 최대 20~25%까지 높다는 분석도 보고됐습니다.
하체 근력은 심혈관 질환 위험을 측정하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근육이 최고의 연금"이라는 표현은 노후 삶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정직한 지표를 의미합니다.
대한노인병학회는 노년층의 경우 체중 1kg당 1.0~1.2g의 단백질 섭취를 권장합니다. 70kg 성인이라면 하루에 달걀 5~6개 분량의 단백질이 필요합니다. 한꺼번에 몰아서 먹기보다는 매끼 반찬으로 달걀, 생선, 육류, 콩류를 곁들이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운동은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몸 근육의 60% 이상이 하체에 집중되어 있어 '허벅지 저축'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계단 오르기는 가장 경제적이고 확실한 하체 운동입니다. 엘리베이터 버튼 대신 계단 손잡이를 잡는 순간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활성화됩니다. 숨이 조금 차는 정도가 적당하며, 내려올 때는 체중의 몇 배 하중이 무릎에 실리므로 관절이 불편하다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쿼트는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저녁 뉴스가 시작되기 전, 광고가 나오는 1~2분 동안 10번만 앉았다 일어나도 충분합니다. 무릎이 발끝보다 지나치게 앞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고, 허리는 곧게 편 채 천천히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것이 핵심입니다. 횟수보다 중요한 것은 매일 반복하는 습관입니다.
발뒤꿈치 들기 운동은 더욱 간단합니다. 설거지를 하다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 신호등 앞에 서 있을 때도 할 수 있습니다. 발뒤꿈치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2~3초 유지한 뒤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면 종아리 근육이 단단해집니다. 종아리는 '제2의 심장'으로 불리며, 이 작은 움직임이 혈류를 밀어 올리고 결국 뇌까지 산소를 보냅니다.
거창한 운동 계획 없이도 하루 5분이면 충분합니다. 허벅지에 힘이 붙으면 계단에서 덜 숨차고, 몸이 가벼워집니다. 그 변화는 결국 몇 년 뒤 뇌 건강으로 돌아옵니다.
근육은 오늘 당장 눈에 띄는 수익을 주지 않지만, 조용히 쌓여 노년의 독립적인 삶을 보장합니다. 뇌 건강을 걱정하며 영양제를 찾기 전에, 지금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스쿼트 한 번을 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투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