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인사담당자 10명 중 7명이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출신대학을 평가 요소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10일 재단법인 교육의봄은 서울 용산구 교육의봄SPACE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업 인사담당자 537명을 대상으로 한 '채용에서의 출신학교(학벌) 스펙 영향력'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3%가 채용 평가 시 지원자의 출신학교를 반영한다고 답했습니다. 이 중 '참고하는 정도로 반영한다'는 응답이 60.9%로 가장 많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응답은 13.4%였습니다.
반면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6.2%, '반영하지 않는 편이다'는 응답은 9.5%에 그쳤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인사담당자의 경력에 따라 출신학교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랐다는 것입니다. 경력 3년 미만의 젊은 인사담당자들은 26.0%만이 출신학교를 채용 평가에 반영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들 중 적극 반영한다는 응답은 5.6%, 참고 반영한다는 응답은 20.4%였습니다.
해당 그룹에서는 오히려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5.6%로 과반을 차지했고, '반영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18.5%에 달했습니다.
반대로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인사담당자들은 86.9%가 출신학교를 채용 평가에 반영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들 중 적극 반영한다는 응답은 25.5%, 참고 반영한다는 응답은 61.4%였습니다.
인사담당자들이 출신학교를 통해 파악하고자 하는 능력으로는 '업무수행 태도에서의 책임감 및 성실성'이 21.6%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빠르고 정확한 학습 능력에 기반한 업무수행 능력'(18.5%),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11.8%), '경청하고 적절히 의사를 표현하는 소통 능력'(9.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목할 점은 출신학교로 확인하고자 하는 지원자의 능력이 '없다'는 응답도 11.0%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경력 3년 미만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이 비율이 57.5%까지 치솟았습니다.
지원자의 출신학교와 입사 후 직무 역량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61.8%가 '관련성이 있다'고 답해 '관련성이 없다'(24.8%)는 응답을 크게 앞섰습니다.
출신학교 확인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서는 '필요하지 않다'가 50.3%, '필요하다'가 49.7%로 팽팽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한편 인사담당자들은 출신학교 대신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대안적 방법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출신학교를 통해 평가하려는 역량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이 있다면 사용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71.1%가 '사용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교육의봄은 "학벌은 개인의 직무 수행 능력이나 성실성을 직접적으로 증명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손쉬운 평가 기준으로 남아 공정한 기회 접근을 가로막고 역량 중심 사회로의 전환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기업의 자율과 선의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법적 기준을 통해 명확한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며 "실제 역량과 경험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채용 문화가 정착되도록 '출신학교 채용 차별 방지법' 제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