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3일(금)

"단순 숙취 아니었다"... 호주 여행 중 무심코 '이것' 만졌다가 18개월간 병원 신세 진 女

호주 여행에서 양과 접촉한 후 18개월간 침대에서만 지낸 여성이 희귀 감염병 진단을 받았다는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지난 7일(현지 시각) BBC는 스코틀랜드 북부 케이스니스 지역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샐리 크로우(48)의 사례를 보도했습니다. 크로우는 2012년 호주 여행 당시 친구들이 근무하던 양털 깎기 농장을 찾았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온 크로우는 극심한 피로감에 시달렸습니다. 그는 "최악의 숙취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했으며, 하루 18시간씩 침대에 누워있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무기력증을 겪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pexels


크로우는 "병원을 여러 번 방문했지만 의사들도 원인을 찾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초기에는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받았고, 의료진은 "해줄 수 있는 치료가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라임병 검사 결과도 음성이었고, 이런 상태로 약 18개월을 보냈습니다.


18개월의 추적 검사 끝에 의료진은 '큐열(Q Fever)' 진단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진단 후에도 치료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스코틀랜드에서는 큐열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는 데 추가로 4년이 소요됐습니다.


크로우는 "감염자 중 실제로 만성 큐열로 발전하는 비율은 5%에 불과합니다"며 "정말 운이 나쁜 케이스이고, 치료가 까다로운 감염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BBC


크로우는 직접 해결책을 모색했습니다. 온라인 검색을 통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전문가를 찾아 2016년부터 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치료는 항생제 1주 복용과 항말라리아제 3주 복용을 반복하는 장기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치료 시작 몇 달 후 증상이 점차 개선되어 일상생활이 가능해졌습니다. 크로우는 2019년 시험관 시술로 아들 윌리엄을 출산했으며, 현재는 농장을 지속 운영하면서 아들과 함께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큐열은 콕시엘라 버내티(Coxiella burnetii) 균에 의한 인수공통감염병입니다. 양, 소, 염소 등 감염된 가축을 다루는 과정에서 생긴 분진이 에어로졸 형태로 확산되며, 이를 흡입하면 감염됩니다. 사람 간 전파는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급성 큐열은 보통 2~3주의 잠복기 후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전신 쇠약감, 마른기침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냅니다. 일부 환자는 구토, 설사, 복통을 경험하기도 하며, 증상은 대개 1~2주간 지속됩니다.


만성 큐열은 증상이 6개월 이상 계속되는 경우로, 급성 환자의 5% 미만에서 발생합니다.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나 기저질환자에게 위험도가 높습니다. 심내막염이나 만성 혈관염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25~60%에 달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큐열이 제3급 법정감염병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의 '국내 큐열 발생의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까지는 연간 10명 미만의 환자가 신고됐으나 2018년 163명으로 급증한 후 2020년부터는 50~60명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주로 축산업 종사자 등 고위험군에서 발생하지만, 해외여행 중 가축 농장 방문이나 살균되지 않은 유제품 섭취 시 일반인도 감염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