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불법계엄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군 장성들이 대거 항고에 나서면서 군 내부 책임 규명 절차가 장기화될 전망입니다.
지난 8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향신문에 단독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계엄 연루로 중징계 처분을 받은 군 장성 등 31명 중 23명이 국방부 징계위원회 결정에 불복해 항고를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군인사법에 따른 항고는 징계권자의 처분에 이의를 제기하는 공식 절차로, 징계 수위의 적절성을 재심사받는 단계입니다.
나머지 8명 중에서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만이 항고를 포기했으며, 7명은 아직 항고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2차 계엄 준비 의혹과 관련된 '계엄버스' 사건에 연루된 육군 장성들의 항고가 집중되었습니다. 고현석 전 육군본부 참모차장은 계엄버스 탑승 지시 혐의로 파면 처분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항고했습니다. 김상환 전 육군본부 법무실장도 계엄버스 직접 탑승으로 강등 처분을 받자 항고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계엄버스에 탑승해 정직 처분을 받은 장성 9명 전원도 모두 항고를 제기했습니다.
계엄사령부 편성과 운영에 관여해 징계를 받은 인사들도 대부분 불복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재식 전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차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부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던 것으로 파면 처분을 받았으나 항고했습니다. 김흥준 전 육군 정책실장과 조종래 전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 등 파면 처분을 받은 인사들도 모두 항고를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계엄 실행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중징계를 받았으나, 절차와 판단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고위 장성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지난달 중하순 파면 처분에 불복해 항고했습니다. 고동희 전 정보사 계획처장과 김봉규 전 정보사 중앙신문단장, 정성욱 전 정보사 100여단 2사업단장도 계엄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봉쇄 계획 가담 의혹으로 파면 처분을 받자 즉시 항고 절차를 밟았습니다.
현재까지 항고를 포기한 인사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유일합니다. 곽 전 사령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에서의 증언 내용 등이 참작되어 파면보다 한 단계 낮은 해임 처분을 받았으며,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현태 전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과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 이상현 전 특전사 제1공수여단장 등 최근 파면 처분을 받은 7명은 항고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항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군인사법에 따르면 징계권자가 국방부 장관일 경우 항고심사위원회를 국방부에 둘 수 있습니다. 이번 계엄 연루자 징계를 국방부가 주관해온 만큼 항고 심사도 국방부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다만 8일 기준으로 항고를 제기한 23명에 대한 구체적인 심사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군 안팎에서는 항고 이후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습니다. 군 간부 출신 변호사는 항고를 통해 징계 수위가 일부 조정될 가능성은 있지만 무혐의로 뒤집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항고 단계에서 감경 처분을 받게 되면 이후 행정소송에서 절차적·법적 다툼을 이어가는 데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