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스노보드 베테랑 김상겸(하이원)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첫 메달을 안겼습니다. 네 번째 올림픽 도전 끝에 이뤄낸 값진 성과입니다.
김상겸은 지난 8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칼 벤자민(오스트리아)에게 0.19초 뒤져 은메달을 획득했습니다.
한국 스노보드 종목에서는 2018년 평창올림픽 이상호의 은메달 이후 8년 만에 나온 두 번째 메달입니다.
김상겸은 이번 메달로 한국 올림픽 역사상 400번째 메달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한국은 1948년 런던 하계올림픽 김성집의 역도 동메달을 시작으로 하계 320개, 동계 79개 등 총 399개의 메달을 수확해왔으며, 김상겸이 기념비적인 400번째 메달을 추가했습니다.
결승전에서 김상겸은 블루코스에서 경기를 시작해 초반 좋은 스타트를 보였습니다. 첫 번째 기록 측정에서 0.17초 앞서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측정 직후 균형을 잃고 미끄러지면서 속도가 떨어졌습니다.
추월을 허용한 김상겸은 다시 좋은 라이닝으로 중반을 0.04초 앞서 통과하며 벤자민과 치열한 역전 경쟁을 펼쳤습니다.
마지막 구간에서 김상겸은 최선을 다했지만 벤자민의 막판 스퍼트에 밀려 0.19초 늦게 레이스를 마쳤습니다.
3·4위전에서는 테르벨 잠피로프(불가리아)가 사진 판독 끝에 팀 마스트나크(슬로베니아)를 제치고 동메달을 차지했습니다.
김상겸은 과거 올림픽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선수였습니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17위,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15위, 2022년 베이징올림픽에서 24위를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을 남겼습니다.
국제대회에서도 인상적인 결과를 보여주지 못해 이번 메달 획득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예선에서 김상겸은 1·2차 시기 합계 1분27초18을 기록해 전체 8위로 16강에 진출했습니다. 1차 시기에서 43초74로 18위에 그쳤으나 2차 시기 43초44로 8위까지 올라서며 본선 토너먼트에 안착했습니다.
본선에서 김상겸은 운과 실력을 모두 보여줬습니다. 16강에서는 잔 코시르(슬로베니아)와 경쟁하던 중 상대방의 넘어짐으로 8강에 올랐습니다.
8강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보 롤란드 피슈날러(이탈리아)를 상대로 중반부터 따라붙기 시작해 상대방의 실수를 틈타 승리를 거뒀습니다.
4강에서는 자신감을 얻은 김상겸이 본격적인 실력을 발휘했습니다. 20세 신예 테르벨 잠피로프(불가리아)를 0.23초 차이로 제치고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스노보드를 시작한 김상겸은 수많은 인고의 시간을 견뎌온 끝에 올림픽 은메달이라는 보상을 받았습니다.
시상대에서 김상겸은 한국 팬들을 향해 큰절을 올리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이상호는 16강에서 45세 베테랑 안드레아스 프로메거(오스트리아)에게 0.17초 차이로 뒤져 8강 진출이 좌절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