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8일(수)

국보급 문화재 사수하라... 경주 산불 '국가소방동원령' 발령 속 총력전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째 기세를 올리며 확산하고 있습니다. 산림 당국이 진화 헬기 수십 대를 투입하며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매서운 강풍과 영하권의 추위로 인해 진화율이 오히려 떨어지자 결국 국가 차원의 소방력 동원령이 내려졌습니다.


소방청은 산불 발생 약 15시간 30분 만인 8일 오전 11시 33분을 기해 '국가소방동원령 1호'를 발령했습니다.


이는 대형 재난에 대비해 인근 시·도의 소방 자원을 긴급 투입하는 조치로, 이에 따라 대구와 대전, 울산, 강원, 충남 등 5개 시·도의 119특수대응단 인력과 장비가 현장에 급파되었습니다.


아울러 장시간 사투를 벌이는 대원들을 위해 울산과 대구, 부산 지역의 재난회복차도 지원에 나선 상태입니다.


산불 발생 이틀째인 8일 산림청 산불특수진화대원들이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리 산불 현장에서 지상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6.2.8 / 뉴스1(산림청 제공)


현재 진화 작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가혹한 기상 조건입니다. 현장은 영하 2.2도의 추위 속에 서북서 방향으로 초속 9.5m에 달하는 강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특히 산악 지형의 특성상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돌풍은 관측치보다 훨씬 강력해 헬기 접근조차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악조건 탓에 오전 한때 60%까지 올라갔던 진화율은 낮 12시 기준 23%까지 급격히 떨어졌으며, 전체 3.54km에 달하는 화선 중 겨우 0.8km 구간만 불길을 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8일 오전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안동리 야산에서 산불 진화에 투입된 헬기가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6.2.8 / 뉴스1


경주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불과 1년 전인 2025년 봄에도 대형 산불로 축구장 수백 개 면적의 산림과 수십 채의 민가가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7일 밤 불길이 번지자 인근 주민 106명이 긴급히 몸을 피했으며, 현재까지도 30여 명의 주민이 마을회관 등 대피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산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산불은 신라 호국 정신의 상징인 문무대왕면 일대에서 발생해 문화재 보호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국보인 감은사지 삼층석탑과 보물로 지정된 목조 건축물을 보유한 기림사 등이 산불 영향권 내에 있어, 당국은 문화재 훼손을 막기 위해 선제적인 방화선 구축과 인력 배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