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이 4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했던 양승오 박사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1심에서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은 지 10년 만에 판결이 뒤바뀐 것입니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기소된 양 박사의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일반인이 박주신 씨의 공개 검증 과정에 참여할 수 없었던 점, MRI 촬영 시각의 역전 현상 등 의혹을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사후에 의혹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켜선 안 된다"고 무죄 선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양 박사는 박씨가 병역 비리를 저질렀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박 전 시장을 떨어뜨리려 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됐습니다.
박씨는 2011년 8월 공군 훈련소에 입소했으나 같은 해 9월 허벅지 통증으로 귀가한 후 재검에서 '추간판탈출증'(디스크) 진단을 받아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후 2012년 1월부터 병역 비리 의혹이 불거졌고, 박씨는 같은 해 2월 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 신체검사를 받으며 MRI(자기공명영상진단) 촬영을 실시했습니다.
당시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이었던 양 박사 등은 공개 신검 이후에도 MRI가 바꿔치기됐다고 주장하며 박씨를 병역법 위반으로 고발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박씨를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2016년 2월 1심 재판부는 공개 MRI 촬영 당시 "의학영상 촬영에 대리인이 개입하지 않았고, 세브란스 공개검증도 본인이 한 사실이 명백하다"며 박씨의 병역 비리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촬영자료 속 피사체의 치아, 귀 모양 등 신체 특징이 박씨와 다르다는 피고인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양 박사가 "자신의 의혹이 진실이라고 믿었을 가능성이 크고, 의혹을 해소하지도 못했던 상황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양 박사는 선고 직후 "서울고등법원의 수준을 보여준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