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로마의 트레비 분수가 2일부터 관람 요금제를 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전 세계 주요 관광지들이 입장료 부과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트레비 분수 역시 2유로(약 3400원)의 티켓 요금을 도입했습니다.
새로 시행된 요금제는 로마시 거주자를 제외한 모든 방문객이 대상입니다. 분수가 위치한 도로 아래 계단을 내려가 분수 바로 앞까지 접근하려는 관광객들은 반드시 티켓을 구매해야 합니다. 인파 관리를 위해 관광객이 집중되는 시간대에만 요금이 적용되며, 평일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주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입니다.
티켓을 구매하지 않은 관광객도 분수 관람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티켓 구매자들과는 떨어진 지정된 구역에서만 분수를 볼 수 있습니다. 로마시 당국은 "존중받아야 할 역사적 기념물 주변에서 관광객들이 아이스크림이나 피자를 섭취하는 행위를 방지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며 "분수의 경관을 차단하는 일은 절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732년 건설된 트레비 분수는 '로마의 휴일', '달콤한 인생', '천사와 악마' 등 수많은 영화에 등장하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분수'라는 명성을 얻었습니다. 특히 "분수를 등지고 어깨 너머로 첫 번째 동전을 던지면 로마 재방문이 가능하고, 두 번째 동전으로는 사랑이 성취되며, 세 번째 동전을 던지면 그 사랑이 끝난다"는 전설이 더욱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였습니다. 이로 인해 관광객들은 분수 앞에 몰려 동전 던지기와 기념사진 촬영에 열중했습니다.
분수 주변 지역에 과도한 인파와 쓰레기, 소음, 위생 문제 등 오버투어리즘 현상이 심화되자 로마시는 2024년 사전 예약제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한 후 최종적으로 티켓제를 선택했습니다. 로베르토 갈티에리 로마 시장은 유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25년 한 해 동안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이 분수를 방문했으며, 성수기에는 하루에만 7만명이 몰렸다"고 밝혔습니다.
트레비 분수 외에도 이탈리아 전역의 역사적 관광지들이 잇따라 요금제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로마 판테온 신전은 2023년부터 5유로의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으며,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널리 알려진 베로나의 안뜰은 작년 12월부터 성인 기준 12유로를 받고 있습니다. 운하 도시 베네치아 역시 성수기 당일치기 관광객을 대상으로 시내 입장료를 부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