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미국의 무역 적자가 한 달 만에 크게 확대됐습니다.
지난 29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가 발표한 상품·서비스 무역수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11월 무역적자는 전월 대비 95% 증가하며 568억달러(한화 약 81조 6,159억원)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증가폭으로, 최근 수년간 보기 드문 급등입니다.
무역적자 확대의 주요 원인은 수출 감소와 수입 증가가 동시에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11월 수출은 전월 대비 3.6% 줄어든 2921억달러(한화 약 419조 8,353억원)를 기록했습니다. 금, 의약품, 소비재, 원유 수출이 모두 감소한 것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반대로 수입은 5% 늘어난 3489억달러(한화 약 501조 4,041억원)로 집계됐습니다. 미국 내 제약 수요 증가와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장비 수입이 급증한 영향이 컸습니다. 수출 둔화와 수입 확대라는 이중 부담이 무역적자 폭을 빠르게 벌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무역적자 급증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년간 추진한 고율 관세 정책의 직접적인 후폭풍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10월 무역적자는 지난 2009년 6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경제학자들은 이를 구조적 개선이 아닌 일시적 착시로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 기업들은 관세 발효 전 물량을 앞당겨 들여오며 수입이 급증했고, 이후 전면 관세 발표 후에는 수입이 급감하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의약품과 반도체 등 전략 산업도 관세 발표와 수정 과정에서 수입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습니다.
국가별 무역 구조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1~11월 기준 미국의 대중국 상품 무역적자는 1890억달러(한화 약 271조 6,308억 원)로, 유럽연합(EU)보다 작고 멕시코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축소됐습니다.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적자 확대를 "기록상 가장 큰 월간 증가폭"이라고 평가하며 "금 거래와 의약품 수입 변동성이 2025년 내내 극단적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전했습니다.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의 유헤니오 알레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NYT에 "적자 확대가 예상보다 컸다"며 "4·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순수입은 국내총생산(GDP) 계산에서 차감되기 때문에 무역적자 확대는 성장률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