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14일(토)

20년 동안 '하나'에 미쳤다... 만년 2위였던 SK하이닉스가 'AI 심장' 된 이유

AI 메모리 시장을 석권한 SK하이닉스의 성공 비결을 담은 신간 '슈퍼 모멘텀'이 오늘 출간됩니다.


이인숙, 김보미, 김원장, 유민영, 임수정, 한운희 등 6명의 저자가 공동 집필한 이 책은 260쪽 분량입니다. 부제는 'SK하이닉스의 언더독 스토리'로, HBM 개발부터 세계 1위 달성까지의 여정을 상세히 기록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창사 이래 첫 세계 D램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습니다.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매출 3위에 오르며,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는 사상 최대인 44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연 200% 넘는 상승률로 시가총액 500조 원을 돌파하며 대학생이 일하고 싶은 기업 1위에도 선정됐습니다.


사진 제공 = SK


책은 만년 2위였던 반도체 기업이 AI 시스템의 데이터 병목을 해소하는 유일한 제품을 개발해 1등이 되는 과정을 다룹니다. 무에서 시작한 원천 기술을 20년에 걸쳐 쌓아 올린 '피, 땀, 칩의 기록'이라고 저자들은 설명했습니다.


출판사는 "한국 경제에 SK하이닉스가 없었다면"이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이 책을 기획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기업이 주도하는 HBM이 국가 전략 자산이 되고, 전 세계 인프라 설계에서 발언권을 부여하는 대외 협상력의 레버리지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저자들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를 비롯한 C레벨 임원들, 박성욱 전 SK하이닉스 부회장 등을 직접 인터뷰했습니다. HBM 초기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전·현직 엔지니어들도 다방면으로 섭외해 생생한 증언을 수집했습니다.


1장 'The Bet 승부수, 판을 바꾸다'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하이닉스 인수 이후 회복을 넘어 전환을 설계한 과정을 조명합니다. 최 회장은 인수 직후 임원 100명과 1:1로 만나며 하이닉스의 야성과 SK의 시스템을 화합시켰습니다. 18년 만의 신규 팹 투자를 시작으로 과감한 빅딜을 이어가며 하이닉스의 업계 위상을 재정의했습니다.


2장 'The Build 집념을 쌓아 벽을 넘다'는 HBM 기술 개발의 전체 과정을 시기별로 복원했습니다. 2006년 선행 연구로 시작된 TSV부터 2008년 AMD와 맺은 첫 HBM 동맹, 내부에서 'HBM 0'라고 부르는 최초 시제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반도체 역사를 생생하게 기록했습니다.


사진 제공 = SK


3장 'The Pivot 다시 큰 꿈을 그리다'에서는 1등 자리에 오른 하이닉스의 고민과 미래를 다룹니다. 'One of Them'이었던 커머디티 메모리가 HBM을 통해 AI 생태계에서 'One and Only' 솔루션으로 가격 협상 테이블의 최상위에 선 과정을 분석했습니다.


책의 마지막 챕터는 최태원 회장과의 육성 인터뷰 '최태원 노트'입니다. 최 회장은 "HBM 스토리의 핵심은 AI"라며 "우리는 길목에 서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버용 D램에 집중하며 기술 1등을 추구했고, 주요 타깃 고객 중 일부가 AI로 급전환되면서 시장을 누구보다 빨리 포착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최 회장은 "지금까지 AI 반도체가 만든 임팩트는 서곡에 불과하다"고 진단했습니다. 2021년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CEO를 처음 만나 AI 비전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 순간, 반도체 업계의 '따거' 모리스 창 TSMC 창업자에게 조언을 듣는 에피소드도 책에 담겼습니다.


6세대 HBM4가 시장에 본격 참전하는 올해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1조 달러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전년 대비 30% 가까운 성장률입니다. 2030년 700조 원이라는 목표 주가를 제시한 최 회장은 반년 사이 하이닉스의 시총이 그 목표치에 부쩍 가까워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저자들은 SK하이닉스가 HBM으로 AI 시대 핵심 플레이어가 된 과정이 '운'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술에 대한 집념, 원팀으로 일하는 조직 DNA, 결정의 리더십이 만든 슈퍼 모멘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스1


플랫폼9와3/4 소속인 저자들은 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대상으로 캠페인 전략, 위기관리, CEO 브랜딩을 컨설팅하는 그룹입니다. 시장과 비시장을 아우르는 시야로 산업적·서사적으로 중요한 케이스를 포착해 연구하며, 이전에도 '제국의 설계자', '리더십 캠페인' 등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