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28일(수)

남극세종과학기지, 의료 공백... 한국인 의사 1명도 없다

우리나라 남극 연구의 핵심 거점인 남극세종과학기지에 한국인 의사가 부재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1988년 2월 17일 준공된 세종과학기지는 38년간 우리나라 남극 연구의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해왔습니다.


세종과학기지는 매년 1년간 남극에서 연구 활동을 펼치는 월동대원들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이 중 대원들의 건강 관리와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의사는 필수 인력으로 분류됩니다.


지난해 11월 말 제39차 세종과학기지 월동대원을 파견하면서 처음으로 대한민국 의사를 보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지원자는 있었으나 개인 사정으로 파견이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극지연구소


현재 우리나라는 연간 3명의 극지 파견 의사를 확보해야 합니다. 남북극을 운항하는 아라온호 선의 1명과 남극 세종과학기지, 장보고과학기지에 각각 파견하는 월동대원 의사 2명입니다.


앞으로 극지 파견 의사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입니다. 해양수산부는 신규 쇄빙선 아라온2 건조를 추진해 2028년 상반기 진수, 2030년 본격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어 추가 선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는 세종과학기지, 장보고과학기지 외에도 남극 내륙 과학기지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남극 내륙기지로 향하는 'K-루트' 개척을 완료했습니다.


이에 따라 극지 파견 의사는 현재 3명에서 아라온2와 내륙기지 추가로 최소 5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필요 인력은 증가하지만 지원 의사는 부족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극지연구소는 "세종과학기지 파견 의사는 길병원에서 위탁 선발하며, 최근 추가 접수를 받고 있다"며 "지원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면접을 거쳐 이르면 2월 말 세종과학기지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극지연구소


극지연구소는 "현재 남극세종과학기지에는 한국인 간호사와 칠레 국적 의사 2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인 의사 부재로 의료 시스템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의학계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 의학 전문가는 "매년 극지 파견 의사 선발 과정에서 동기 부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며 "장기적인 극지 의사 파견 준비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극지에서 1년을 보내면 의사들에게 경력단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의사 커뮤니티를 통한 극지 파견 홍보 강화와 사전 선발을 통해 공백 상태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극지의학회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극지의료지원센터' 건립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극지의학회는 "극지연구소에서 운영하는 극지의료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현재의 민간 병원 위탁운영 방식을 넘어 책임 있는 파견 의사 운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극지의학회는 현재 시스템으로는 앞으로도 극지 의사 파견에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극지의학회는 "더 많은 극지 파견 의사 확보를 위해 보수와 명분, 경력단절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극지의료지원센터나 극지의료원 같은 통합 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