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실외보다 최대 3.7배 높은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하루 7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의 공기질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지하 공간의 공기질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연세대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게재한 연구에서는 서울 지하철역과 열차 내부의 공기질이 실외와 주거 공간보다 현저히 나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연구진은 2022년 3월부터 1년간 서울 지하철역 3곳과 인근 실외, 주거 실내 공간에서 동시에 공기를 채취하여 비교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지하철역의 연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최대 121.3㎍/㎥, 초미세먼지(PM2.5)는 최대 58.1㎍/㎥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실외에서 측정된 수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일부 지하철역의 경우 국내 대기환경 기준을 최대 3.6배나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장시간 머무는 주거 공간과 비교해도 '시간당 폐에 침착되는 미세먼지 양'이 지하철에서 가장 높다고 밝혔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미세먼지와 함께 공기 중을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입니다. 지하철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1㎥당 최대 5.94개로 측정되었는데, 이는 인근 실외(0.43~1.24개/㎥)보다 최대 3.7배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승객 이용량이 많은 혼잡한 역사일수록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외부 공기와의 자연 환기가 제한된 지하 구조를 지목했습니다. 열차가 운행되면서 발생하는 레일과 차륜의 마찰, 제동 과정에서 나오는 입자들과 승객 의류의 합성섬유, 실내 마감재 등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지하 공간에 계속 쌓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우려스러운 수준입니다. 연구팀이 호흡기 침착량을 추정한 결과, 한국 성인의 경우 평생에 걸쳐 폐 조직 1g당 평균 28개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이는 기존 폐 질환 환자의 조직에서 확인된 수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연구를 주도한 연세대 박준홍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깊은 지하를 달리는 지하철은 구조적으로 공기질이 나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환기와 공기정화 시스템을 강화하고, 개인 차원에서는 지하철 이용 시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을 함께 차단할 수 있는 마스크 착용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이라고 제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