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체포방해 사건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이 형량에 대한 법조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구형한 징역 10년의 절반 수준입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선고에 대해 "양형기준에 비해 낮은 형량"이라는 지적과 "충분히 가능한 형량"이라는 시각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재판부가 향후 내란 재판과의 항소심 병합을 고려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양형 과정은 법정형, 처단형, 선고형의 단계를 거쳐 이뤄지는데요. 법정형은 법률에 규정된 형벌이며, 처단형은 이를 가중·감경해 구체화한 처벌 범위입니다.
선고형은 처단형 범위 내에서 양형기준을 바탕으로 결정되는 최종 형량입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법률상 처단형 범위를 징역 1개월∼11년 3개월,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 범위를 징역 1년∼징역 11년 3개월로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불리한 정상으로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헌법을 수호하고 법질서를 준수할 의무가 있는데도 도리어 헌법과 관련 법령에서 대통령의 독단과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절차적 요건을 경시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또한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자기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훼손된 법치주의를 바로 세울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을 더해볼 때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유리한 정상으로는 윤 전 대통령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허위 공문서 작성과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손상 범행의 경우 적극적으로 범행을 주도하지는 않았다는 점도 참작됐습니다.
재판부는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허위 사실이 담긴 PG(프레스 가이던스·언론 대응을 위한 정부 입장)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와 허위 공문서를 행사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특검은 체포 방해 혐의에 징역 5년, 국무위원 심의·의결권을 침해하고 외신에 허위사실을 전파한 혐의 및 비화폰 증거인멸 혐의에 징역 3년,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 작성 및 행사에 대해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었습니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사안의 성격상 초범이란 점이 고려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일반적 양형기준에 비춰보면 최소 징역 7년 6개월이고 경합범 가중까지 따지면 징역 11년 3개월까지 가능한데 이러한 양형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노 변호사는 "이 사건의 항소심이 향후 내란 재판 항소심과 병합돼 유죄가 선고되면 경합범 처벌 기준에 따라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만 처벌하고 나머지는 흡수된다"며 향후 2심 경과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반면 재판부가 재량 범위 내에서 실무상 낮지 않은 수준의 형을 선고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권고형 범위 상한이 징역 11년 3개월인데 징역 5년 정도는 봐준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법관들 사이에선 최대 징역 6년 정도를 본 듯한데 충분히 재량 범위 내에서 가능한 형량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부장판사는 "특검이 내란 사건에서 사형을 구형한 것을 보더라도 법정 최고형을 구하고 있는 듯하다"며 "그에 비춰 선고 형량이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