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각종 비위 의혹에 휩싸인 김병기 의원을 제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에 즉각 반발하며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2일 한동수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장은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심판원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징계시효 완성 여부와 사안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동작구의원으로부터 공천 헌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난달 30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고, 13일 만에 당에서 제명 처분을 받게 됐습니다.
윤리심판원에 회부된 김 의원의 의혹은 총 13건입니다. △공천 헌금 수수 의혹 △차남 숭실대 편입 개입 의혹 △쿠팡 측과의 고가 식사 논란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 △공항 의전 요구 논란 △장남 국가정보원 업무에 보좌진 동원 논란 △지역구 병원 진료 특혜 의혹 △배우자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등입니다.
김 의원은 12일 오후 2시 20분경 윤리심판원 회의에 출석해 약 5시간 동안 소명했습니다.
회의 과정에서 김 의원은 자신의 의혹 대부분을 '무고'라고 주장하면서 상당수가 징계 시효가 지나 징계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징계하지 못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20년 공천 헌금 의혹, 2022년 배우자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차남 숭실대 편입 개입 의혹 등은 징계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윤리심판원은 징계 시효가 남아있는 의혹만으로도 제명 처분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한 원장은 "징계 시효가 완성된 부분은 징계 양정에 참고가 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며 "징계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수개의 징계 사유만으로 제명 처분에 해당한다는 심의 결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한항공 숙박권 수수와 쿠팡 측과의 고가 식사 논란은 지난해 발생한 사건으로 징계 시효가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한 원장은 징계 사유에 대해 "보도된 대로 대한항공, 쿠팡 논란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윤리심판원의 제명 결정에 즉각 반발했습니다. 그는 13일 페이스북에 "즉시 재심을 청구하겠습니다. 의혹이 사실이 될 수는 없습니다"라며 "한 달만 기다려달라는 요청이 그렇게 어려웠습니까? 이토록 잔인한 이유가 뭡니까?"라고 호소했습니다.
김 의원의 재심 청구로 인해 민주당의 신속 처리 계획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당 지도부는 14일 최고위원회에서 윤리심판원의 제명 결정을 보고받은 뒤 15일 의원총회에 제명안을 상정해 의결 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당규에 따르면 징계 결정을 통보받은 당원은 통보일로부터 7일 이내 재심을 신청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제명은 확정되지 않습니다. 윤리심판원은 재심 신청이 접수되면 두 달 이내에 재심 심사와 의결을 마쳐야 합니다.
이 때문에 정청래 대표의 직권으로 비상징계를 추진하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편, 민주당 당규상 징계에는 제명, 당원 자격정지, 당직 자격정지, 경고 등이 있습니다. 김 의원에 대한 제명 처분은 당내 최고 수준의 징계에 해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