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숙박비가 200만원을 넘는 해외 5성급 호텔 스위트룸 이용부터 연간 3억원이 넘는 추가 연봉까지.
선거 과정에서 뇌물 수수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중앙회장으로서 과도한 혜택을 누리고 공금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지난 8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중앙회 특별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강 회장이 해외 출장 과정에서 숙박비 상한 규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했다고 밝혔습니다. 감사 대상이 된 5차례 해외 출장 모두에서 숙박비 상한을 초과했고, 초과 집행 금액은 총 4000만원에 달합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강 회장의 숙박비는 1박당 적게는 50만원, 많게는 186만원까지 상한선을 넘었습니다. 특히 상한보다 186만원을 초과한 사례에서는 해외 5성급 호텔 스위트룸에 숙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외 출장 시 숙박비 하루 상한이 250달러, 현재 환율 기준 약 36만원임을 감안하면 하루 2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숙박비로 집행한 셈입니다.
농식품부는 "농협중앙회장은 해외 출장 시 숙박비를 250달러 이내로 집행하도록 돼 있으며,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실비 집행이 가능하다"며 "특별한 사유를 명시하지 않은 채 상한을 초과해 집행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초과 집행된 금액을 환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점도 감사에서 지적됐습니다. 강 회장은 업무추진비 카드가 비서실에 배정돼 있어 자신에게 직접 배정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개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농식품부는 농협중앙회장 업무추진비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개 대상이라는 입장입니다.
보수 구조 역시 논란의 핵심으로 지목됐습니다. 강 회장은 비상근인 농협중앙회장으로 지난해 기본 실비와 수당 명목으로 약 3억9000만원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상근 직책인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임하며 연간 3억원이 넘는 연봉을 별도로 수령하고 있습니다. 농민신문사에서 퇴직할 경우 수억원대 퇴직금도 추가로 지급됩니다.
지난 2024년 국정감사에서는 성과급을 포함한 강 회장의 이른바 '8억원 연봉'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농식품부는 농협중앙회장이 관행처럼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임하며 양쪽에서 고액의 연봉과 퇴직금 또는 퇴직공로금을 받는 구조가 적정한지 전반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외부감사위원으로 특별감사에 참여한 하승수 변호사는 "임원의 보수가 수행 업무에 비해 현저히 과다한 경우 위법성이 문제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도 "법적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농협중앙회장이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직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중앙회장 등이 별다른 제한 없이 집행해온 '직상금'의 타당성과 집행 실태도 들여다볼 방침입니다. 직상금은 중앙회장 등이 직원에게 포상금 명목으로 지급하는 돈으로, 지난해 집행 규모는 중앙회장 몫 10억8000만원을 포함해 총 13억원에 달했습니다.
농식품부는 이번 특별감사 과정에서 강 회장과 지준섭 부회장에게 대면 문답을 요구했으나, 이들이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추가 감사에서는 농민신문사 회장 겸임과 관련한 혜택을 비롯해 더 많은 문제점이 드러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농식품부는 임직원 금품 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특정 업체에 대한 부당 이익 제공, 계열사 인사 개입, 부당 대출, 물품 고가 구매 등 각종 비위 제보를 확인해 필요할 경우 수사를 의뢰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