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 범죄조직을 구성해 외국계 기업으로 위장한 채 215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편취한 글로벌골드필드 국내 총책이 징역 25년의 중형을 받았습니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범죄단체 조직·활동, 사기,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 모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137억1883만 5000원의 추징을 명했습니다. 법인 글로벌골드필드에는 50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됐습니다.
공범으로 기소된 조직원들에게도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한 한국인 30대 남성 전 모 씨는 징역 3년과 추징 864만 원, 안 모 씨는 징역 3년과 추징 2548만 8000원을 받았습니다. 일부 혐의를 부인한 30대 여성 정 모 씨에게는 징역 6년과 추징 1억 3824만 원이 선고됐습니다.
총책 정 씨는 중국인 사업가의 요청으로 합법적인 플랫폼 사업이라고 인식해 글로벌골드필드 한국법인을 설립했을 뿐 범죄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총책이 아닌 바지 사장으로 이용당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재판부는 정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정 씨는 한국지사 설립 후 앱을 배포하면서 더 많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는 등 범행을 주도했다"며 "투자금이 모이면 캄보디아로 도피해 공범과 나눠 가질 것을 계획하고 더 많은 금액을 편취하기 위해 세미나, 강의, 주간지 인터뷰 표지모델 등 신뢰를 얻는 역할을 담당해 범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글로벌골드필드는 고수익을 보장할 만한 어떠한 사업을 하지 않는데도 그런 외관을 만들어 돌려막기 방식으로 일정 기간 신뢰를 형성해 기망 행위가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이라며 "이런 대규모 사기 범행은 다수 피해자를 양산하고, 피해가 가정 파탄, 사회 전반 신뢰 시스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대부분 피해 금액은 변제되지 않아 실질적인 피해 금액이 수백억에 이르고 피해자들은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고, 자살하는 피해자까지 발생했다"며 "피고인들은 단순히 돈을 뺏은 게 아니라 자기 탐욕을 채우기 위해 허황한 환상을 심어준 후 믿음을 저버려 비난 가능성이 크고 결과가 중해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합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총책 정 씨는 2024년 1월부터 캄보디아의 폐업한 호텔 건물에 콜센터를 설치해 중국 및 미얀마(화교) 국적 조직원 수십명을 배치하고 별도로 한국인 조직원들을 모집하는 등 범행을 준비했습니다.
조직원 전 씨, 안 씨, 정 씨는 인터넷 구직사이트를 통해 연락하거나 기존 조직원의 소개로 프놈펜 공항을 통해 범죄집단에 합류했습니다. 이들은 국내은행 계좌 입출금, 투자자 모집을 위한 대화 내용과 홍보문구 통·번역 등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총책 정 씨는 국내에 봉사단체를 가장한 불법 투자금 수신 법인을 설립한 후 글로벌골드필드 한국지사 대표로 취임했습니다. 마치 업체가 영국 본사로부터 거액의 후원을 받는 것처럼 전국 각지에서 봉사단체 회원들을 대상으로 'AI 활용 친환경 농업 사업'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정 씨는 투자금 모집 용도로 앱을 개발·배포하고 회원들의 투자자 모집 실적에 따라 고가의 승용차, 골드바 등을 제공하며 투자를 독려했습니다. 또한 시사주간지 지면을 통해 '선한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자신의 기업 철학이다'라고 인터뷰까지 진행했습니다.
조직원들은 마치 영국에 본사가 있는 글로벌골드필드의 해외 주재원인 것처럼 행세하며 국내 봉사단체 회원들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접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회사 로고가 새겨진 모자와 조끼를 착용해 봉사활동 인증사진을 찍게 한 후 후원금을 지급하는 등 업체를 홍보하고 봉사단체 회원들과 신뢰 관계를 쌓기 위한 체계적인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글로벌골드필드는 1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피해자 약 2200명으로부터 2150억 원이 넘는 투자금을 모집한 후 사무실을 폐쇄했습니다.
이들의 범죄집단 거점으로 사용된 호텔 건물 외곽에는 전기충격봉을 소지한 무장 경비원들이 다수 배치되어 출입을 통제했습니다.
조직원들은 매일 아침 7시 30분에 사무실로 출근해 12시간 이상 근무하되 보안을 위해 관리자의 허락 없는 외출이 제한되는 등 엄격한 규율 하에 행동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