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최태원 회장 "기업 혁신 위해 공정거래법 개선 필요... 한국, 저성장 국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과감한 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을 시대에 맞게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한국 경제가 과거의 제도와 관행만으로는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습니다.


지난 18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오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공정거래법상 형벌 제도 개선을 포함한 주요 공정거래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 회장과 주 위원장을 비롯해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 부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 주요 기업 경영진이 참석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 / 뉴스1


최 회장은 모두발언에서 "공정거래법이 제정된 지 45년이 됐고, 그동안 한국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경쟁의 역할이 컸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성장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시장의 부작용을 줄이고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기업들도 자율 규제를 통해 경영 관행과 문화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쟁의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고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과거의 방식으로 이 흐름을 타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며 "기업이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만큼, 미래를 향한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뒷받침하는 정책적 지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한 거래 질서와 포용적 제도가 지속 성장의 토대가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주 위원장은 "한국 경제가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지만 부문 간 격차와 계층 간 불평등, 경제적 집중과 협상력 불균형이라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모두가 공정한 보상과 공평한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한국 경제의 총체적 역량을 키우는 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총체적 역량의 최상위에는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적인 경영자들의 역할이 있다는 말도 전했습니다.


주 위원장은 또 "정부가 에너지와 디지털 인프라를 확충하고, 첨단 전략 산업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불균형을 완화해 건강한 기업 생태계와 통합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경제 재도약의 길"이라는 입장도 제시했습니다.


뉴스1


이번 간담회는 저성장 국면 속에서 기업 혁신을 가로막는 제도적 장애를 어떻게 정비할 것인지, 공정 경쟁과 성장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를 놓고 정부와 기업이 문제의식을 공유한 자리로 평가됩니다. 


공정거래 제도의 방향 설정이 향후 한국 경제의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날 논의가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