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인기에 편승한 가짜 사이트들이 소비자들을 속여 유료 결제를 유도하는 사기 사건이 급증했습니다.
지난 15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제거래 소비자포털과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생성형 AI 유사 사이트' 관련 상담이 37건 접수됐습니다.
접속 경로를 확인할 수 있었던 23건 중 21건(91%)은 구글 등 포털사이트에서 생성형 AI 서비스명을 검색한 후 상단에 표시된 광고 링크를 통해 가짜 사이트에 접속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 유사 사이트는 대부분 해외에서 운영되며, 챗GPT(ChatGPT)와 제미나이(Gemini) 등 유명 생성형 AI의 명칭과 로고를 모방해 소비자들의 클릭을 유도했습니다.
가짜 사이트들은 공식 생성형 AI 사이트와 거의 동일한 메인 화면을 구현했습니다. 로고, 메뉴 배열, 대화창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실제 공식 사이트와 매우 유사했으며, GPT-4 등 공식 모델 명칭까지 그대로 사용해 소비자들이 공식 사이트로 착각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현재 이들 사이트는 국내 접속이 차단되거나 폐쇄된 상태입니다. 소비자원은 "소비자들이 별다른 의심 없이 유료결제를 진행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며 "실제로는 공식 서비스보다 품질이 현저히 낮거나 엉뚱한 답변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환불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환불 요청 이메일에 사업자가 전혀 응답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했으며, 소비자원이 확인한 환불 규정에는 '7일 이내로 20개 미만의 메시지를 보낸 경우만 환불 가능'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건들이 명시돼 사실상 환불이 어렵도록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소비자원은 AI 서비스 이용 시 반드시 AI 공식 홈페이지 주소와 개발사명을 확인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포털사이트 검색 시 상단에 노출되는 광고 링크가 공식사이트 링크가 아닐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하고, 해외 운영 사이트 이용 시에는 피해 발생에 대비해 차지백 서비스 신청이 가능한 신용카드 사용을 권했습니다.
차지백 서비스는 해외거래 소비자가 사기 의심, 미배송, 환불 미이행 등의 사유로 구입일로부터 120일(비자, 마스터카드, 아멕스) 또는 180일(유니온페이) 이내에 신용카드사에 승인된 거래 취소를 요청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소비자원은 "해외 사이트와 분쟁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으면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