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장보기' 한 번에 지갑 텅텅 비는데... 李 대통령 "물가, 안정적인 편"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앞서 10월 28일 공개된 속보치 1.2% 보다 0.1%포인트 오른 수치로, 15개 분기 만에 최고 성장률 입니다.


지난 3일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이 1.3%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2021년 4분기 1.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 / 한국은행


한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2%를 기록한 뒤 2분기 -0.2%로 급락했습니다. 이후 3분기(0.1%)와 4분기(0.1%) 정체 상태를 거쳐 올해 1분기에는 -0.2%로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2분기 0.7% 반등에 이어 3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한국은행 김화용 국민소득부장은 "올 4분기 성장률이 -0.4%에서 -0.1% 수준이면 올해 연간 1% 성장률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4분기에 0% 이상이면 연간 1.1%도 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한은이 지난달 27일 제시한 4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0.2%였습니다. 


김 부장은 "3분기 잠정치는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포함해 1.33%로, 속보치보다 약 0.1%포인트 높아지면서 연간 성장률에 0.08%포인트 정도 영향을 줬다" 면서 "연간 수치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부문별 성장률을 분석하면 민간 소비가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간 소비는 1.3% 증가했는데, 새 정부 출범 이후 도입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승용차와 통신기기 등 재화 소비뿐만 아니라 음식점과 의료 등 서비스 소비도 모두 늘었습니다.


정부 소비 역시 물건비와 건강보험 급여비를 중심으로 1.3% 성장했습니다. 민간 소비는 2022년 3분기(1.3%) 이후 3년 만에, 정부 소비는 2022년 4분기(2.3%)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각각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사진=인사이트


수출 부문에서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호조로 2.1%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수입은 기계·장비·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2.0% 늘었지만, 증가율이 수출보다 낮았습니다.


3분기 성장률 기여도를 살펴보면 내수가 1.2%포인트, 순수출(수출-수입)이 0.1%포인트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내수 기여도가 2분기 0.4%포인트에서 0.8%포인트나 상승한 점이 주목됩니다.


김 부장은 "3분기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큰 폭 확대됐다"며 "민간 소비의 플러스 기여가 크게 높아졌고, 정부 소비는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은은 순수출의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편이지만 이것이 수출 부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해석했습니다.김 부장은 "순수출의 기여도는 2분기에 비해 낮아졌지만 수출 자체는 지속해서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출 분야의 향후 불안 요소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수출에서 반도체에 대한 의존성이 점차 심화되는 반면, 석유화학·기계·조선·철강 등 다른 주력 산업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 뉴스1


미국과의 관세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고 세계 무역 시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은 올해보다 수출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3일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 발표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최근 물가 상황에 대해 "종합물가는 연간 1.1%"라며 "지금 물가는 꽤 안정된 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습니다. 이는 지난 10월과 동일한 상승폭으로 3개월째 2%대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물가 흐름이 경제 회복이 빠르게 이뤄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하반기에) 상대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물가의 상승 압력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이후 경기 부진과 상대적인 고물가가 겹쳤던 상황을 언급하며 "가장 나쁜 것은 경기 침체 중 물가가 오르는 것이다. 그게 종전 정부에서 (올해) 전반기까지 있었던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지난 1분기에는 마이너스 0.2%의 소위 역성장, 경제의 축소를 경험했는데 그 와중에도 물가는 오르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빛의 혁명 1주년, 대통령 대국민 특별성명’을 발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2.3/뉴스1


실제로 올해 1~4월 물가 상승률은 연속으로 2%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경제 회복 추세도 강조했습니다. 그는 "올해 최종 성장률(전망)이 1%대라고 하니까 하반기에만 해도 1%대 후반(성장)의 아주 급격한 회복세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체를 보면 고물가는 아닌데 상황이 급변하다 보니 체감 물가가 상당히 높을 수 있고, 국민들에게 큰 고통이 될 수 있다"며 "치밀하게 잘 대처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