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 대학교에서 연구활동을 하던 중국인 연구원이 위험한 곰팡이를 불법으로 반입한 혐의로 추방 조치를 받았습니다.
지난 1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는 미시간 대학교 연구원 지안(33)이 푸사리움 그라미네아룸(Fusarium graminearum)이라는 곰팡이를 미국으로 불법 반입하려 한 혐의로 지난 6월 체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검찰 조사 결과 지안은 중국 공산당 당원 신분으로 자국 정부의 연구 지원금을 받아 이 곰팡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안의 남자친구인 리우(34) 역시 중국 대학 소속 연구원으로 같은 곰팡이를 연구해왔으며, 곰팡이 샘플을 배낭에 숨겨 미국으로 들여오려다 공항에서 발각돼 입국이 거부당했습니다.
지난해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분석한 결과, 지안은 이미 미시간 대학교 연구실에서 해당 곰팡이를 다루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푸사리움 그라미네아룸은 밀, 보리, 옥수수, 쌀 등 주요 곡물에 이삭마름병을 일으켜 농작물을 고사시키는 병원성 곰팡이입니다. 이 곰팡이가 생성하는 '보미톡신'이라는 독소는 사람과 동물에게 설사, 복통, 두통, 발열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위험성이 높습니다.
현재 이 곰팡이는 미국 동부와 중서부 일부 지역에서 서식하고 있으며, 매년 2억 달러(약 2,938억 원)에서 4억 달러(약 5,876억 원) 규모의 농작물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다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당 곰팡이는 미국에 100여년 전부터 존재해왔으며, 정기적으로 다량 섭취하지 않는 한 위험성은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외국에서 식물이나 동물, 곰팡이 균주를 반입하는 것은 일반적인 연구 활동이지만, 반드시 정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FBI 부국장 댄 본지노는 X(엑스)를 통해 "지안은 위험한 생물학적 병원균을 미국으로 밀반입하고, FBI 요원에게 거짓말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지안의 변호사 노먼 잘킨드는 연방 당국이 사건의 심각성을 과장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노먼 변호사는 "정부가 사건을 실제보다 훨씬 심각하게 포장했습니다"며 "그들의 연구가 미국에 해를 끼쳤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지안은 앞서 법정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에서 "연구 성과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규정을 준수하지 못했습니다"며 "누군가를 해치려는 목적이 아니라 작물 보호를 위한 연구였습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