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혼인 건수가 2015년 이후 9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출생아 수도 15개월 연속 증가하며 출산율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혼 적령기에 진입한 '에코붐 세대'(1991~1996년생)가 혼인과 출산 흐름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 26일 국가데이터처가 공개한 '2025년 9월 인구동향' 자료에 따르면, 9월 혼인 신고 건수는 1만8462건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작년 같은 달보다 3095건(20.1%) 증가한 수치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5년 이후 9월 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박현정 국가데이터처 인구동향과장은 "다만 작년 9월에는 추석이 있었고 올해 추석은 10월이다 보니 신고 일수에 영향을 받는 혼인이나 이혼은 신고 일수가 늘어서 증가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출생아 수 증가세도 뚜렷합니다. 9월 신생아는 2만2369명으로 전년 동월(2만589명) 보다 1780명(8.6%) 늘었습니다. 2020년 9월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올해 1~9월 누적 출생아 수는 19만1040명에 달했습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한반도미래연구원 주최 '대한민국 인구비전 2100 선포식' 축사에서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출생아 수는 25만명 이상이며, 합계출산율도 당초 예상을 넘어 0.8명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전체 인구는 여전히 감소 추세입니다. 9월 사망자는 2만8101명으로 전년보다 1136명(3.9%) 줄었지만,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 인구는 줄고 있습니다. 3분기 자연증가(출생아 수-사망자 수)는 -2만11명을 기록하며 24분기 연속 인구 감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10월 전국 인구이동 규모는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26일 발표한 '2025년 10월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10월 이동자 수는 44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7만9000명(15.2%) 감소했습니다. 1974년 이후 51년 만의 최저치입니다.
특히 인구이동률(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은 10%대로 떨어지며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장기적으로 이동자 수가 줄어드는 구조적 추세가 있는데, 올해는 그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며 "명절 연휴가 길어지면 실제 이사 일정이 제약을 받아 이동 수요가 줄어든 부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10월 시도별 순이동(전입-전출)에서는 인천(2512명), 경기(2495명), 충북(847명) 등 10개 시도는 순유입을 기록한 반면, 서울(-4075명), 대구(-1094명), 광주(-531명) 등 7개 시도는 순유출 규모가 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