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가 '기업융합'을 공식 선언하며 글로벌 웹3·디지털금융 시장 진출 전략을 27일 공개했습니다.
세 회사는 전날 각각 이사회를 열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간 포괄적 주식교환을 승인했으며, 이날 네이버 1784 사옥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어 향후 추진 방향을 설명했습니다. 현장에는 네이버 이해진 의장, 두나무 송치형 회장과 네이버 최수연 대표, 두나무 오경석 대표, 네이버파이낸셜 박상진 대표 등 최고경영진이 참석해 이번 결합이 단순한 계열 편입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형년 부회장은 참석이 예정돼 있었지만, 이 자리에는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먼저 키노트 연설에서 오경석 대표는 "지금은 글로벌 변곡점이 도래한 시기"라며 "K-반도체, K-콘텐츠, K-뷰티가 세계 시장에서 성공했던 흐름처럼 K-핀테크가 글로벌로 나아갈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오 대표는 "글로벌 경제활동 확대에 따라 글로벌 금융 플랫폼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두나무는 지난 8년간 빠르게 성장해 현물 기준 글로벌 4위 거래대금을 기록하는 거래소로 평가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 AI, 블록체인 기반 금융서비스, 디지털 송금 등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며 "전통 금융권과 빅테크, IT 플랫폼 기업들이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드는 만큼 한국 기업 간 결합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수연 대표는 "이번 결합은 단순 기업 결합을 넘어 AI와 웹3의 융합을 위한 새 판 짜기"라며 "네이버는 디지털 공간 전반에서 독보적 역량을 보유하고, 두나무는 글로벌 수준의 거래소 설립과 운영 경험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 대표는 "미국과 중국에서도 이런 형태의 기업 결합 사례는 찾기 어렵다"며 "AI는 스마트폰 혁명을 뛰어넘는 변화를 만들고, 블록체인 역시 대중화되고 있다. 두 기술 흐름이 맞물리는 지금이 성장 기반 마련에 가장 좋은 시점"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그는 이를 "블록체인의 대중화와 에이전틱 AI가 맞물린 전환점"이라고 규정하며 "이번 기술적 모멘텀을 기회로 삼아 글로벌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송치형 회장도 "AI는 이제 에이전틱 AI 단계로 넘어가고 있으며, AI와 블록체인 기술 융합은 유튜브가 방송 질서를 바꾼 것처럼 시장 질서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지급결제를 넘어 금융과 생활 서비스를 아우르는 차세대 금융 인프라 설계 의지를 언급했습니다.
이해진 의장은 네이버의 AI 기술력을 웹3 영역과 결합해야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의장은 "네이버는 공룡 기업이라는 말이 많지만 글로벌하게 보면 빅테크 기업 대비 100분의 1 수준의 작은 규모"라며 "25년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민해왔고, 앞으로도 살아남으려면 웹3의 우수한 기술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두 회사가 힘을 합쳐 세계에 없는 AI·웹3 융합 기술과 기획에 도전하려는 것"이라며 "언론과 사회가 이를 따뜻하게 바라봐주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대한민국이 강국이 되려면 기업들이 힘을 합치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격려를 받아 협력 성공 사례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최 대표는 향후 투자 계획도 제시했습니다. 그는 글로벌 진출을 우선 순위로 삼고 사용자·데이터·기술·서비스·자본력을 갖춘 체계를 구축해 웹3 시장에 본격 진입하겠다고 밝혔으며, AI·웹3 기술 생태계 조성을 위해 향후 5년간 10조원 규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공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