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무대서 죽는 게 행복"... 故 이순재, 비보 후 생전 '유퀴즈'서 언급한 발언 재조명

국민배우 고(故) 이순재가 26일 새벽 영면에 든 가운데, 지난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 당시 남긴 의미 깊은 발언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이순재는 '유퀴즈'에 출연해 데뷔 68년 차 원로배우로서의 솔직한 심경을 공개했습니다.


당시 고인은 방송 출연 한 달 전 뇌출혈로 세상을 떠난 동료 배우 고(故) 오현경을 언급하며 깊은 감회를 드러냈습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고인은 "우리는 고등학교 선후배고 TBC 개국 멤버입니다. TBC 뚜껑을 연 멤버가 이낙훈, 김동훈, 김성옥, 김순철, 오현경, 이순재, 이 여섯 명입니다. 남은 건 이제 나 하나뿐"이라고 회고했습니다.


이어 "내가 가면 여섯 명이 저승에서 만날 수가 있다"며 담담하게 웃어 보인 후 "내가 나이가 있지 않습니까. 사람의 생사라는 건 장담할 수 없습니다. 노력은 하지만 꼭 노력한다고 되는 건 아니에요"라고 생사에 대한 철학적 소회를 밝혔습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식지 않았던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고인은 "조건이 된다면 가장 행복한 건, 공연을 하다가 죽는 거다. 무대에서 쓰러져 죽는 게 가장 행복한 죽음이다. 그게 배우로서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며 배우로서의 신념을 피력했습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고(故) 이순재는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한 이후 '로미오와 줄리엣', '청기와집', '말괄량이 길들이기', '베게트', '우리 읍내', '춘향전', '빠담빠담빠담', '세일즈맨의 죽음', '돈키호테', '앙리 할아버지와 나', '그대를 사랑합니다', '리어왕' 등 수많은 연극 무대에서 활약했습니다.


드라마 분야에서도 '동의보감', '보고 또 보고', '삼김시대', '목욕탕집 남자들', '야인시대', '토지', '사모곡', '허준', '상도', '이산',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 '개소리' 등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지난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가 고인의 마지막 공식 연기 활동이었으며, 이후 건강 악화로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에 마련되었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6시 20분에 엄수됩니다.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