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셔틀콕 '최강 듀오' 김원호·서승재, 일본 마스터스 우승... 올해만 10번째 정상

한국 배드민턴 남자복식이 또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갔습니다.


지난 16일 서승재(28)-김원호(26·삼성생명) 조가 일본 구마모토 현립 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2025 BWF 월드투어 슈퍼 500 '일본 구마모토 마스터즈' 남자복식 결승에서 일본의 미도리카와 히로키-야마시타 교헤이(세계 29위) 조를 2-1(20-22, 21-11, 21-16)로 꺾고 정상에 올랐습니다.


전날까지 무실게임으로 결승에 진출했던 이들은 첫 세트를 내주는 위기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나머지 두 세트를 완벽하게 장악하며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이번 우승으로 서승재-김원호 조는 2025 시즌 16개 대회 출전에서 금메달 10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라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2018년 현행 월드투어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단일 시즌에서 복식 부문 10승을 기록한 팀은 중국의 정쓰웨이-황야총 조(2022년)와 서승재-김원호 조 단 두 팀뿐입니다.


결승전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일본 조는 뛰어난 수비력과 랠리 능력을 보유한 강력한 상대였고, 1세트 중반부터 김원호를 집중 공략하는 스매시 공세가 계속되면서 한국 조의 리듬이 일시적으로 흔들렸습니다.


14-13 상황에서 연속 실점을 당하며 16-20으로 뒤처졌고, 듀스까지 만들어내며 끈질기게 추격했지만 결국 20-22로 첫 세트를 내주었습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하지만 서승재-김원호 조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2세트 초반부터 전위에서 활약하는 김원호와 후위에서 광범위한 수비와 공격을 펼치는 서승재의 호흡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세트 시작과 함께 5점을 연속으로 획득하며 주도권을 잡았고, 상대의 반격을 모두 막아낸 후 빠른 공격과 역습으로 점수 차이를 벌렸습니다. 최종적으로 21-11로 2세트를 가져오며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렸습니다.


결정적인 3세트에서는 두 선수의 경험과 노련함이 더욱 돋보였습니다. 긴 랠리가 이어져도 체력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상대를 압박했고, 8-6에서 6연속 득점을 폭발시키며 경기를 완전히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19-16 상황에서 두 차례의 결정적인 공격이 연속으로 성공하면서 우승을 확정지었고, 두 선수는 벤치에서 지켜보던 박주봉 감독과 함께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뉴스1


이날의 우승으로 서승재-김원호 조는 한국 배드민턴 남자복식의 전통을 이어가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박주봉-김문수, 김동문-하태권, 이용대-정재성, 이용대-유연성 등 전설적인 조합들이 만들어온 한국 남자복식의 황금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계승해나가고 있습니다.


두 선수는 올해 초까지 각각 다른 파트너와 경기를 펼쳤던 조합이었지만, 1월 파트너십을 시작한 후 순식간에 세계 최고의 조합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들의 성과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말레이시아오픈,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 등 슈퍼 1000 시리즈에서 3회 우승을 차지했고, 일본오픈, 중국마스터스, 프랑스오픈 등 슈퍼 750 시리즈에서도 3회 정상에 올랐습니다.


뉴스1


한국오픈, 독일오픈을 포함해 모든 등급의 대회에서 우승한 대회가 총 10개에 달합니다. 이 과정에서 세계랭킹 1위 등극과 세계선수권 우승까지 달성하며 한 시즌에 가능한 거의 모든 성취를 이뤄냈습니다.


올해 74경기에서 67승 7패, 승률 90.54%라는 수치는 '압도적'이라는 표현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상대에게 당한 패배 횟수보다 우승한 대회 수가 더 많을 정도입니다. BWF 투어에 참가하는 전 세계 남자복식 조합들이 모두 인정하는 압도적인 '넘사벽 조합'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입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더욱 명확합니다. 다음 달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되는 HSBC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 시즌 11번째 우승에 도전합니다. 여기서 우승을 차지할 경우, 단일 시즌 최다승 부문에서 모모타 겐토가 세운 11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이를 넘어설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