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국내 급성 B형 간염 외국인, 중국인 가장 많아... 예방 접종률 '심각'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중 급성 B형 간염 환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출신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16일 중앙일보는 질병관리청이 2014년~2024년 급성 B형 간염 신고 현황과 역학적 특성을 분석해 만든 자체 학술지 '주간 질병과 건강' 최근호를 인용해 11년간 국내에 신고된 급성 B형 환자는 3,591명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내국인 3,287명, 외국인 304명으로, 연간 외국인이 전체의 7~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국적별로 살펴보면 중국인이 100명(32.9%)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 36명(11.8%), 태국 34명(11.2%), 우즈베키스탄 23명(7.6%), 몽골 13명(4.3%)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외국인 환자 304명 중 잠복기에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은 33명(13.6%)이었고, 혈액을 매개로 감염된 사람은 50명 미만이었다. 예방 접종을 받은 사람은 단 4명(1.6%)에 불과했습니다. 


직업별로는 생산직·단순노무직이 62명(20.4%)으로 가장 많았고, 무직도 19.4%로 상당한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건강 상태가 악화된 후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면서 진단받았으며, 황달, 극한 피로, 오심, 식욕 부진,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였습니다.


연령대별 분석에서는 내국인과 외국인 간 뚜렷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내국인은 50대(710명)와 40대(689명)가 가장 많았던 반면, 외국인은 20대(92명)와 30대(82명)가 전체의 57%를 차지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급성 B형 간염은 3급 법정감염병으로, 주로 출산 과정에서 모체로부터 감염되거나 혈액, 성 접촉, 오염된 주삿바늘, 수혈, 피어싱, 문신, 면도기 사용 등을 통해 전파됩니다.


잠복기는 60~150일이며, 성인의 절반은 증상 없이 지나가기도 하지만 일부는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해 8주 이내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형 간염과 C형 간염을 전 세계적으로 높은 질병 부담을 주는 감염병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 약 3억 400만 명이 간염을 앓고 있으며, 이 중 80% 이상이 B형 간염 환자로 추정됩니다. 매일 약 3,500명이 간염으로 사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병관리청은 매체에 "국내 체류 외국인이 증가하고 있어 외국인 급성 B형 간염 환자 관리가 필요하다. 유병률(질병을 앓는 인구의 비율)이 높은 국가 출신이 많다. 예방접종 이력이 대부분 확인되지 않아 향후 추가 발생의 잠재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국내 체류 외국인의 예방 접종률 향상을 포함한 맞춤형 관리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