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몸에 좋대서 자주 마셨는데"... 티백서 수억 개의 '이것' 검출됐다

건강한 차 생활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티백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어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자치대학교와 이집트 소하그대학교, 독일 라이프치히 헬름홀츠 환경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티백 하나에서 수백만에서 수억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연구팀이 폴리아마이드(나일론), 폴리프로필렌, 셀룰로스 고분자 소재로 제작된 티백을 분석한 결과, 폴리프로필렌 소재 티백에서 밀리리터당 약 12억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이는 평균 136.7nm 크기의 입자로 확인되었습니다. 셀룰로스 티백에서는 평균 244nm 크기의 입자가 약 1억 3500만 개, 나일론 티백에서는 평균 138.4nm 입자가 약 818만 개가 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이 단순히 방출되는 것을 넘어 인체 내부로 흡수된다는 점입니다. 연구팀은 "점액을 생성하는 장 세포들이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흡수했으며, 입자가 유전 물질을 저장하는 세포핵까지 침투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 세포에 흡수된 미세플라스틱은 혈류를 통해 전신으로 순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티백 소재 선택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가장자리 봉합을 위해 폴리프로필렌 소재가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으나, 미세플라스틱 우려가 증가하면서 최근 셀룰로스 등 식물성 소재를 활용한 제품이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영국 소비자 보호 단체 위치가 28개 브랜드의 티백을 조사한 결과, 플라스틱이 완전히 제거된 제품은 겨우 4개 브랜드에 그쳤습니다. 식물성 소재 사용이 미세플라스틱으로부터의 완전한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티백은 일상생활에서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는 경로 중 하나일 뿐입니다. 중앙대학교병원 이비인과 민현진 교수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정진영 박사가 코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는 10개의 비강 샘플 5개 부위에서 총 39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습니다.


5mm 이하 크기로 육안으로는 확인이 어려운 미세플라스틱은 인류의 플라스틱 사용 이후 쓰레기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생성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은 비염, 기관지염,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키고 폐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이 인체로 침투해 혈액에서 검출된 사례도 보고되었습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초미세 플라스틱이 수유를 통해 새끼에게 전달되어 장기와 뇌 조직에 축적된다는 동물 실험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연구팀은 "미세·나노 플라스틱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스럽다"며 "이러한 플라스틱이 지속적으로 인체에 유입될 경우 발생하는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60년 전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이 2022년 대비 3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