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락스와 세정제를 함께 사용하는 청소 방법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극도로 위험한 행위라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지난 8일 최은정 이화여대 과학교육학 박사는 유튜브 채널 '의사친'에 출연해 락스의 문제는 염소 기체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욕실 세정제나 세제를 섞어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락스를 산성 세정제나 주방·욕실용 세제와 혼합하면 강한 독성을 가진 염소가스가 발생합니다. 이 가스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살상용 독가스로 사용된 것과 동일한 성분으로, 최 박사는 실제로 일본에서 주부가 세정제와 락스를 혼합해 청소하다가 사망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인 마스크 착용으로는 염소가스를 막을 수 없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최 박사는 염소가스는 마스크를 통과한다며 KF-94 마스크로도 걸러지지 않을 정도로 입자 크기가 작다고 밝혔습니다.
락스의 강한 염기성 역시 인체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합니다. 최 박사는 과거 방송 실험을 준비하던 중 락스에 장시간 노출되어 화학성 폐렴 진단을 받았던 개인적 경험을 공개하며 폐포 사이사이에 스며드는 가스라 잘 빠져나가지 않는다. 약도 마땅치 않아 일주일 넘게 고생했다고 전했습니다.
락스의 강력한 단백질 분해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최 박사는 락스에 머리카락을 담가두면 15분 만에 녹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시중에서 판매되는 '순한 곰팡이 제거제'도 주성분이 차아염소산나트륨으로 락스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금으로 만들어 안전하다'는 마케팅 문구로 홍보되는 일부 세정제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최 박사는 하이포아염소산나트륨은 소금과 전혀 다른 물질이라며 나트륨이 들어간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베이킹소다와 과탄산소다 등 '소다'류도 이름만 비슷할 뿐 특성이 완전히 다르며, 과탄산소다는 일반 베이킹소다보다 훨씬 강한 염기성을 나타낸다고 설명했습니다.
락스를 사용하지 않는 안전한 욕실 청소법도 제시되었습니다. 최 박사는 과탄산소다를 50~60도 정도의 온수에 녹이고, 필요시 치약을 소량 혼합하면 연마 효과로 찌든 때 제거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행주 소독의 경우 물에 적셔 전자레인지에 30초에서 1분간 가열하면 소독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샤워기 헤드의 물때는 락스 대신 구연산 용액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베이킹소다는 찌든 때 제거보다는 평소 관리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최 박사는 가정에서의 락스 사용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급식실과 같은 집단 시설에서는 감염 관리 목적으로 락스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락스 없이도 충분히 청소가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밖에서도 어느 정도 노출되고 집에서도 또 노출되면 누적 위험이 커진다며 특히 호흡기로 들어온 염소가스는 폐에서 잘 빠져나가지 않는다고 경고했습니다.
최 박사는 락스를 다른 세제 등과 섞어서 쓰는 것은 금지 중의 금지다라며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