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임직원들의 특허 출원 보상금을 대폭 인상하며 기술 경쟁력 회복에 나섰습니다.
지난 10일 서울경제는 삼성전자가 최근 특허 출원 시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발명 장려금을 최대 2배까지 상향 조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해외 주요국에 모두 출원되는 A1 등급의 경우 기존 10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미국이나 중국에 출원하는 A2 등급은 5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인상됐습니다.
이번 보상금 인상은 2027년 9월까지 2년간 적용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의 특허 보상금 인상은 상당히 파격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회사는 2017년 이전까지 최고 등급 특허에도 50만 원만을 지급해왔으며, 2017년에 A1 등급을 100만 원으로 올린 후 약 10년간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특히 A2 등급 보상금을 2배로 높인 것은 매우 과감한 결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특허 출원 후에도 해당 특허가 주요 제품에 적용되면 추가 혜택을 받게 됩니다.
제품의 시장 내 위상과 판매량을 고려해 정해진 기간 동안 매월 일정 금액이 지급되는 구조입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년에 특허 출원이 많은 직원의 경우 10개를 넘는 경우도 있어 이번 인상은 직원들에게 확실한 인센티브 상승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조치의 배경에는 삼성전자가 직면한 기술 경쟁력 위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때 '기술의 삼성', '기술 초격차'라는 수식어로 불리며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주요 영역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였던 삼성전자의 아성에 균열이 생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는 만년 2위였던 SK하이닉스에 1등 지위를 내주었으며, 연 40%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는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TSMC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업은 겉보기에는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자체 AP 대신 퀄컴의 비싼 AP를 채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특허 등록 실적은 꾸준히 증가해왔습니다. 2020년 7,714건을 기록한 후 1만건 후반대를 유지하던 특허 등록 수는 지난해 2만 건을 돌파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도 한국과 미국에서만 9,599건이 등록되는 등 양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등 경쟁국들의 기술 개발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어 삼성전자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지적재산권 기업 매티스엔스콰이어에 따르면, 2023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 1년간 전세계 반도체 특허는 8만 892개가 등록되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습니다. 이 기간 중국이 출원한 특허는 4만 6,591개로 44% 증가했으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57.5%로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 미국은 당연하고 중국도 미국 압박 속에 삼성전자와 격차를 빠르게 벌리고 있으며, 메모리 역시 기술 격차가 많아야 5년 정도"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이번 특허 보상금 인상은 첨단 메모리, 파운드리, TV, 스마트폰 AP 등 핵심 사업 영역에서 기술력을 재건하고 초격차를 회복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