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국내 필로폰 유통' 조선족 100여명 붙잡혀... 흉기까지 준비한 정황

서울경찰청이 수도권 일대에서 대규모 필로폰 유통망을 운영한 조직을 적발해 총 122명을 검거했습니다. 이 중 108명이 조선족으로 확인되면서 조선족 중심의 마약 유통 조직의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지난 11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필로폰 유통조직과 매수·투약자 등 122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검거된 인원 중 56명은 구속 조치됐으며, 조직의 총책인 중국인 A씨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추적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찰청


경찰 수사 결과, 유통책 56명은 2023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8개월간 수도권에서 총 3058회에 걸쳐 필로폰 1890g을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의 유통 방식은 매우 교묘했습니다. 주택가 우편함을 비롯해 사찰, 낚시터, 공원 인근 야산 땅속 등 은밀한 장소에 필로폰을 숨긴 후 좌표를 총책 A씨에게 전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A씨는 매수자들로부터 대금을 받은 후 해당 좌표를 안내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이들은 도심 주택가는 물론 인적이 드물고 폐쇄회로(CC)TV 감시망을 피할 수 있는 장소들을 전략적으로 선택해 유통 경로로 활용했습니다.


검거된 122명의 구성을 살펴보면 한국인은 14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108명이 조선족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유통책 56명 중에서는 49명이 조선족이었습니다.


서울경찰청


경찰은 A씨가 내국인보다 상대적으로 유대감이 강한 조선족을 중심으로 조직원을 포섭한 후 필로폰 유통에 투입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조선족 유통책 중 일부가 야구배트와 회칼 등 흉기를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다닌 사실입니다. 이들은 경쟁조직과의 세력다툼이나 수사기관 검거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흉기를 소지했습니다. 실제로 한 조직원은 검거 과정에서 형사를 경쟁 세력 조직원으로 오인해 회칼로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의 이번 수사는 2022년 12월 '조선족으로 구성된 판매책들이 수도권 일대에 필로폰을 대량 유통하고 있다'는 첩보에서 시작됐습니다.


서울경찰청 전경 / 뉴스1



당시 경찰은 37명을 검거했으나, 이후 A씨가 유통책을 추가로 포섭해 국내 필로폰 판매망을 재건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경찰은 위장거래 등 다양한 수사 기법을 동원해 추가로 122명을 검거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약 5만50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1660g과 함께 야구배트, 회칼 등 각종 흉기도 압수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좌표를 안내받아 필로폰을 구매한 후 주거지 등에서 투약한 66명도 함께 검거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