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헌재 게시판 점령한 '탄핵 반대' 매크로 글... 이용자 58명 송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진행되던 지난 3월, 헌법재판소 홈페이지에 탄핵 반대 글 23만건을 자동으로 게시하도록 한 매크로 프로그램 유포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습니다.


11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유포한 38세 남성 A씨를 비롯해 총 58명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3월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악성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헌재 홈페이지에 탄핵 반대 글을 반복 게시하며 홈페이지 정보처리에 장애를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에 '헌법재판소 자유게시판 탄핵 반대 딸깍으로 끝내기'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매크로 링크를 게시해 프로그램을 유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경찰청


A씨는 자신이 개발한 매크로를 직접 사용해 4만4천여건의 글을 자동으로 등록했습니다.


A씨가 유포한 매크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한 57명은 19만건의 탄핵 반대 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했습니다. 이로 인해 당시 헌재 홈페이지 게시판은 접속이 제한되는 상황까지 발생했습니다.


송치된 피의자들의 신상을 분석한 결과, 남성이 41명, 여성이 17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30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16명, 40대 9명, 50대 3명 순이었습니다.


직업별로는 무직이 2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회사원 19명, 자영업 7명, 전문직 5명, 학생 4명, 기타 2명으로 조사됐습니다.


(좌)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 (우) 헌법재판소 누리집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매크로 같은 불법 자동화 프로그램을 악용한 불법 행위 전반에 대한 집중 단속과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매크로를 악용해 선거나 정책 관련 여론 조작, 티켓 예매, 상품 거래 등에서 불법 행위를 한 유포자와 사용자에 대해서도 철저히 형사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적 갈등 사안이나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매크로를 이용해 시스템을 교란하거나 정보 처리에 장애를 발생시키는 행위는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