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내연녀 신상 몰래 보고, 재직중에 로스쿨 가고"... 경찰 '기강 해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감사원이 경찰의 개인정보 무단 조회와 수사정보 유출, 그리고 로스쿨 진학을 위한 근무 태만 실태를 공개하며 경찰 조직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임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10일 감사원은 '경찰청 및 서울·부산경찰청 정기감사' 감사보고서를 통해 경찰들의 개인정보 사적 조회와 수사정보 유출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감사원은 지난해 11~12월 고위험군 172명을 대상으로 사적 조회 및 관리·감독 실태를 집중 점검했습니다. 점검 결과 경찰 92명이 업무와 무관하게 지인과 유명 연예인의 주소나 연락처를 조회하거나, 자신의 과태료 부과 사실 등을 확인하면서 조회 목적을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 경찰관은 혼인 중임에도 2021년 5~8월 배우자가 있는 여성과 교제를 지속해 처벌받은 바 있으면서도, 신변 걱정을 이유로 교제 여성에 대한 주민조회를 실시하며 목적을 '자살 112신고 소재 발견을 위함'이라고 허위 기재했습니다.


수사정보 유출 문제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사건 관련자에게 수사 정보가 유출된 사례는 총 34건이며, 유출에 관여한 경찰은 총 49명에 달했습니다. 이 중에는 성폭력 피해자 개인정보를 피진정인에게 제공한 심각한 사례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스토킹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이 스토킹 관련 112신고 9098건 중 385건을 '일반 사건'으로 지정해 피해자가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했고, 피해자가 신청한 맞춤형 순찰을 하지 않아 상해 등 추가 피해 28건이 발생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로스쿨 진학을 위한 경찰들의 근무 태만 실태도 심각했습니다. 2021~2024년 로스쿨에 입학한 경찰은 325명이며, 이 중 194명이 감사 당시 경찰로 재직 중이었습니다.


경찰들이 재직 중 로스쿨에 다니기 위해 근무지를 무단이탈하거나 휴가·휴직을 목적 외로 사용하는 등 규정 위반 행태가 적발됐습니다.


194명 가운데 로스쿨 재학을 위해 학교 인근 지역 관서로 이동한 경우가 47명, 로스쿨 다니기 편한 지구대·파출소로 전근한 경우가 110명으로 확인됐습니다. 감사원은 이러한 행태가 지구대·파출소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