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이러니 결혼 못 하자..." 日언론이 놀란 한국 신혼부부의 평균 결혼 비용

한국의 결혼 비용이 3억 6천만 원을 넘어서면서 청년층의 결혼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일본 언론까지 주목할 정도로 한국 사회의 결혼 비용 부담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입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일(현지시간)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한국 신혼부부들의 평균 결혼 비용이 3억 6173만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결혼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막대한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결혼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거비였습니다.


닛케이는 "한국의 전세 제도 탓에 신혼집 마련에 드는 초기 자금이 너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결혼 비용 중 주택비는 3억 408만 원으로 전년보다 6000만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혼식 비용 역시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결혼식 평균 비용은 2160만 원으로 불과 석 달 새 4% 상승했습니다.


수도권의 경우 2665만 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는 경상도(1181만 원)의 두 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닛케이는 "사진 촬영과 드레스, 메이크업을 포함한 '스드메' 비용이 급등하면서 새로운 신조어 '스드메플레이션'까지 등장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스튜디오 대관료와 인건비가 함께 뛰면서 사실상 결혼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러한 과도한 비용 부담은 청년 세대의 결혼 기피 현상으로 직결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산하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서 22~44세 미혼 남성 500명 중 42%가 "결혼 의향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결혼 비용 부담'이 가장 많았으며, 4명 중 1명이 이를 꼽았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나름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등 일부 지방정부는 공공시설을 예식장으로 개방하거나 저비용 결혼식 패키지를 마련하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닛케이는 "유교적 가치관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외형과 체면, 관습을 중시하는 문화가 뿌리 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소규모로 진행하는 '스몰 웨딩' 문화가 조금씩 자리 잡고 있지만 부모 세대의 인식 변화 없이는 쉽지 않다"며 "결혼이 과연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한국 사회가 스스로 물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