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트럼프 "中 제압보다 협력이 더 강해지는 길"... 핵실험 재개 의지도 재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CBS '60분' 인터뷰에서 "러시아도, 중국도 모두 핵실험을 하고 있다. 다만 공개하지 않을 뿐"이라며 미국의 핵실험 재개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취임 후 무역전쟁을 벌이며 갈등해오다 최근 무역합의를 도출한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제압하기보다 협력하는 것이 낫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세계를 150번은 날려버릴 수 있을 정도"라며 핵실험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핵무기를 만들면서 실험하지 않는 게 말이 되느냐. 작동하는지 확인하려면 실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러시아가 며칠 전 다른 수준의 실험을 하겠다고 위협했다"며 "러시아도 중국도 북한도 핵실험을 하고 있다. 우리도 실험할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30년 만에 미국이 다시 핵폭발 실험을 시작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다른 나라들처럼 핵무기를 실험할 것이라는 말"이라며 "그렇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현재 논의 중인 미국의 핵실험은 핵폭발 실험이 아닌 비임계 실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비임계 실험은 핵물질의 반응만 국소적으로 검사하는 실험으로, 폭발 임계질량에 도달하지 않도록 통제하기 때문에 '폭발 없는 핵실험'으로 불립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은 1996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서명했지만, 미국 등이 비준하지 않아 조약은 발효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1990년대 중반 이후 핵폭발 실험은 북한을 제외하고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GettyimagesKorea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항상 중국과 잘 지내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며 "제압하기보다 협력함으로써 우리는 더 크고, 더 우수하고,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지식재산을 훔치고, 개인정보를 빼간다'는 지적에는 "우리도 그들에게 위협이고, 당신이 말한 많은 일들을 우리도 그들에게 한다"며 "이건 매우 경쟁적인 세계다"라고 답했습니다.


무역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우리가 원하던 거의 모든 것을 얻었다. 희토류 공급 위협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에) '시장을 개방하지 않으면 지금 내는 관세에 100%를 추가하겠다'고 하자, 그들은 즉시 협상 테이블로 나왔다"며 관세 정책의 효과를 강조했습니다.


대만 방어 문제에 대해서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습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대만 방어에 나설 것인지에 대해 "그 일이 일어나면 알게 될 것"이라며 직접적인 답을 피했습니다.


다만 "시 주석과 그 측근들은 공개적으로 '트럼프가 대통령인 동안에는 우리는 절대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왔다"며 재임 중 대만 관련 비상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이는 재임 기간 여러 차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군이 개입할 것이라고 직접 발언했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는 대조적인 접근법입니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과 공식 외교 관계를 맺지 않고 있지만,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의 자위권을 위해 무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GettyimagesKorea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블랙웰' 칩을 중국에 판매하도록 허용하겠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절대 안 된다. 논의 대상에도 없다"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고의 회사이므로 그들과 거래할 수는 있지만, 가장 첨단 제품은 미국 이외의 누구에게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이 엔비디아와 협력해 블랙웰 칩을 대량 도입하기로 한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3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내가 출마하길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우리(공화당)는 민주당과 달리 매우 강력한 후보군을 갖고 있다"며 사양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번 '60분' 출연은 트럼프 대통령이 CBS의 모회사인 파라마운트와의 법적 분쟁 이후 처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60분'이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에게 유리하게 편집한 인터뷰를 내보냈다며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7월 1,600만 달러(한화 약 221억 원)의 합의금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