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신간] 통역사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 원안으로 시작해 25년간 영화 시나리오 작가와 소설가로 활동해온 이소영 작가가 새로운 장편소설로 독자들을 찾아왔습니다.


영화 '옥수역 귀신', '로봇, 소리', '미확인 동영상-절대클릭금지', '아파트', '여고괴담3-여우계단' 등의 시나리오를 집필한 베테랑 작가인 이소영은 지난 2023년 첫 장편소설 '알래스카 한의원'으로 소설 베스트 순위에 오르며 소설가로서의 입지를 다졌습니다.


이번 이소영 작가의 신작 '통역사'는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으며 영상화가 확정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사진 제공 = 래빗홀


작품은 네팔의 전통적인 여신 제도와 한국 사회의 현실적 문제들을 교차시키며 독특한 서사를 구축했습니다.


소설의 중심에는 네팔에서 가장 대중적인 여신으로 알려진 '쿠마리' 출신의 여성이 있습니다.


과거 쿠마리였던 이 여성은 한국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사건의 핵심 인물이 됩니다.


주인공 '도화'는 생계를 위해 대형마트 와인 코너에서 일하면서 동시에 네팔어 법정 통역사로 활동하는 이중직업자입니다. 어느 날 도화에게 변호사 '재만'으로부터 특별한 제안이 들어옵니다. 


재만은 1억 원을 대가로 피고인 '차미바트'의 법정 허위 통역을 요청하며, 증거와 자백이 모두 확실한 상황에서 피고인이 최고형을 받도록 도와달라고 합니다.


개인 파산과 암 수술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던 도화는 내적 갈등 끝에 위험한 거래를 받아들입니다.


재판 과정에서 도화는 계획대로 허위 통역을 진행하지만, 차미바트가 반복하는 알 수 없는 증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차미바트의 말을 추적하면서 도화는 거래 뒤에 숨겨진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소영 작가는 "진짜 듣는다는 건 뭐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사인 장일호 기자는 추천의 말에서 이 소설이 "우리 사회가 누락시키고 있는 말은 무엇인지, 그 말을 어떻게 들을 것인지, 무엇보다 들을 준비가 되었는지 돌아보게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통역사'는 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 원전 폐기물 등 한국 사회가 외면해온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또한 자본의 논리와 무자비한 폭력 앞에서 짓밟혔던 존엄과 정의가 다시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내며, 그동안 공동체가 놓쳐왔던 목소리들과 공명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독자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