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 원안으로 시작해 25년간 영화 시나리오 작가와 소설가로 활동해온 이소영 작가가 새로운 장편소설로 독자들을 찾아왔습니다.
영화 '옥수역 귀신', '로봇, 소리', '미확인 동영상-절대클릭금지', '아파트', '여고괴담3-여우계단' 등의 시나리오를 집필한 베테랑 작가인 이소영은 지난 2023년 첫 장편소설 '알래스카 한의원'으로 소설 베스트 순위에 오르며 소설가로서의 입지를 다졌습니다.
이번 이소영 작가의 신작 '통역사'는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으며 영상화가 확정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작품은 네팔의 전통적인 여신 제도와 한국 사회의 현실적 문제들을 교차시키며 독특한 서사를 구축했습니다.
소설의 중심에는 네팔에서 가장 대중적인 여신으로 알려진 '쿠마리' 출신의 여성이 있습니다.
과거 쿠마리였던 이 여성은 한국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사건의 핵심 인물이 됩니다.
주인공 '도화'는 생계를 위해 대형마트 와인 코너에서 일하면서 동시에 네팔어 법정 통역사로 활동하는 이중직업자입니다. 어느 날 도화에게 변호사 '재만'으로부터 특별한 제안이 들어옵니다.
재만은 1억 원을 대가로 피고인 '차미바트'의 법정 허위 통역을 요청하며, 증거와 자백이 모두 확실한 상황에서 피고인이 최고형을 받도록 도와달라고 합니다.
개인 파산과 암 수술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던 도화는 내적 갈등 끝에 위험한 거래를 받아들입니다.
재판 과정에서 도화는 계획대로 허위 통역을 진행하지만, 차미바트가 반복하는 알 수 없는 증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차미바트의 말을 추적하면서 도화는 거래 뒤에 숨겨진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소영 작가는 "진짜 듣는다는 건 뭐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사인 장일호 기자는 추천의 말에서 이 소설이 "우리 사회가 누락시키고 있는 말은 무엇인지, 그 말을 어떻게 들을 것인지, 무엇보다 들을 준비가 되었는지 돌아보게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통역사'는 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 원전 폐기물 등 한국 사회가 외면해온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또한 자본의 논리와 무자비한 폭력 앞에서 짓밟혔던 존엄과 정의가 다시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내며, 그동안 공동체가 놓쳐왔던 목소리들과 공명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독자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