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를 호칭 없이 부른 특검팀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윤 전 대통령의 특수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 공판을 열었습니다.
이날 재판에서 특검팀은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며, 지난해 12월 김건희 여사와 김 전 차장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해당 메시지에는 김 여사가 'V(윤 전 대통령)가 영장 집행 들어오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전하자, 김 전 차장이 '걱정하지 마십시오. 압수영장이나 체포영장 다 막겠다'고 답한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특검팀이 이 메시지를 언급하며 "압수수색에 대해 피고인(윤 전 대통령)이 우려한다는 취지의 말을 당시 영부인이던 김건희가 텔레그램으로 말하는 내용"이라면서 "그 당시 압수수색을 저지하려는 증인의 인식을 입증하기 위해 (텔레그램 내용을) 제시하고 신문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이 검찰에 26년간 재직하며 수많은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봤다며 "수사기관에서 국군통수권자가 거주하는 지역에 막 들어와서 압수수색을 한다는 건 우리나라 역사에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제가 이걸 가지고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차장과의 관계에 대해 "2년 이상 근무했기 때문에 산보 갈 때도 연락해서 오라고 하고, 제가 관저에 혼자 있으면 점심 먹으러 오라고도 하는 관계이니 바로 전화하는 것이고 야단도 칠수 있는 것"이라며 "아니 이걸 놓고 (문제 삼는 건가)"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은 "그리고 아무리 그만두고 나왔다고 해도 '김건희'가 뭐냐. 뒤에 '여사'를 붙이든지 해야지"라면서 날 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 전 차장은 증인 신문에서 "당시 영부인이 걱정되니 진행 상황이나 (집행) 가능 여부를 물어본 것"이라며 "당장 걱정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 차원에서 문자를 주고받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