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1년 만의 방한을 앞두고 중국 관영 매체가 한중 양국의 깊은 인연을 부각시키며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 주석의 과거 발언인 '중국과 한국은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을 제목으로한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신화통신은 이 기사를 통해 "양국 관계는 현재 개선과 발전의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양국 관계의 발전상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기도 했는데요. 매체는 "중·한 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뗄 수 없는 협력 파트너"라며 1992년 수교 이후 33년간 양국 간 무역액이 60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중국은 21년 연속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며, 한국은 중국의 두 번째 교역국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경제 협력 분야에서도 양국의 발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신화통신은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첨단제조·바이오의약·인공지능(AI) 등 신흥 산업 분야에서 상호이익과 공동번영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역사적 인연도 부각시켰습니다. 신화통신은 임진왜란 시기 두 나라 군대와 국민이 함께 싸웠고, 항일전쟁 때도 생사를 함께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매체는 시진핑 주석이 지난번 방한 시 서울대에서 이러한 미담을 세세하게 나열했다고 회상했습니다.
신화통신은 진시황의 불로초를 찾아 제주도로 왔다고 전해지는 서복(徐福), 통일신라 시대 중국으로 건너가 승려로 활동한 김교각(金喬覺) 등의 인물들도 추가로 언급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2014년 시 주석의 서울대 강연을 계기로 만들어진 서울대 중앙도서관 내 시진핑 자료실을 둘러싸고 폐쇄 요구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강연이 다시 언급됐다는 것입니다.
신화통신은 27일에도 특집 기사를 통해 한국 내 정치·경제계가 시진핑의 방한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하며 분위기 조성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시진핑의) 방문으로 양국 지도자들의 공감대를 키우고 경제, 무역, 문화 등의 영역에서 더욱 활발하게 교류하며 협력을 증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해 제32차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방한 기간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과 연쇄 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이달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회동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