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인 가구가 800만 세대를 돌파하면서 고립감과 정신건강 관리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 연구팀이 혁신적인 정신건강 모니터링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연구팀은 21일 가정 내 사물인터넷(IoT) 센서 데이터를 통해 개인의 정신건강 상태를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중심의 건강 관리 방식이 가진 근본적 한계를 극복한 성과로 평가됩니다. 기존 방식은 사용자가 기기를 착용하지 않으면 데이터 수집이 불가능한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청년층 1인 가구 20세대를 대상으로 4주간에 걸쳐 실증 연구를 실시했습니다.
각 가정에 가전제품과 수면매트, 움직임 센서 등 다양한 IoT 장비를 설치하여 데이터를 수집했으며, 이를 기존의 스마트폰 및 웨어러블 기기 데이터와 비교 분석했습니다.
사물인터넷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생활 속 사물 간 정보를 센서와 통신기기로 연결해 제어·관리하는 첨단 기술입니다.
분석 결과, IoT 데이터를 함께 활용할 때 정신건강 변화를 더욱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수면 시간의 감소는 우울, 불안, 스트레스 수준 증가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실내 온도 상승 역시 불안과 우울 증상과 연관성이 나타났습니다.
흥미롭게도 참가자들의 행동 패턴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습니다. 일부는 냉장고 사용이 급증하는 '폭식형' 반응을 보인 반면, 다른 참가자들은 활동량이 현저히 줄어드는 '무기력형' 패턴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생활 패턴이 불규칙할수록 정신건강이 악화되는 경향은 모든 참가자에게서 공통적으로 뚜렷하게 관찰되었습니다.
이의진 교수는 "AI를 활용해 개인별 생활 패턴을 예측하고 맞춤형 코칭이 가능한 원격 의료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향후 연구 방향을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심화되고 있는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