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전통주 시장의 부활과 화요의 여정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선물을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추석과 같은 명절은 전통주를 비롯한 프리미엄 주류 판매가 급증하는 시기로, 주류 업계에서는 주요 대목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네이버 데이터랩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9월 24일 '전통주' 검색량은 한 달 전인 지난 8월 24일에 비해 무려 213%나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소비자 관심에 발맞춰 주류업계는 다양한 선물세트를 출시하며 명절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 주류 시장은 최근 들어 새로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사실 그 역사적 맥락은 1960년대 이후 거의 단절되었던 것이 현실입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증류식 소주가 주류 시장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러나 1965년 정부가 전후 식량난 해결을 위해 '쌀 주조 금지 정책'을 시행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쌀 대신 고구마나 타피오카 등에서 추출한 에탄올을 물에 희석하고 감미료와 향료를 첨가한 희석식 소주가 대중화되었고, 이러한 흐름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단절된 전통, 화요의 도전과 철학
단절되었던 증류식 소주의 전통은 2005년 조태권 화요 회장이 프리미엄 증류 소주 '화요'를 출시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조태권 회장은 기업가로서 굳이 '어려운 길'을 선택했습니다. 당시 시장은 '초록 소주'와 맥주가 장악하고 있었으며, 증류식 소주의 시장 점유율은 사실상 '0'에 가까웠습니다.
게다가 100% 쌀을 원재료로 사용해 제조원가는 주정을 사용하는 일반 소주의 몇 배에 달했지만, 주세법상 세율은 동일해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 큰 어려움은 화요가 농업회사법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전통 방식을 고수했음에도 '전통주'라는 이름조차 사용할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은 이러한 불리한 조건과 각종 악재를 감내하면서 화요의 출시를 강행했습니다.
조 회장이 이처럼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었습니다.
1989년 가업인 광주요를 이어받은 그는 우리나라 도자기 문화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를 식문화에서 찾았고, 자연스럽게 도자기에 담기는 음식과 술에도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조 회장은 당시 고급으로 평가받던 양식과 양주와 달리, 한식과 한국 술이 '값싼 음식'으로 치부되는 현실을 극복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의지는 한식당 '가온'과 '비채나', 그리고 '화요'의 설립으로 이어졌습니다.
인내의 시간, 글로벌 성공으로
화요의 도전은 단순한 비즈니스 결정이 아니라, 음식과 술, 그릇이 조화를 이루는 한국적 식문화를 되살리려는 철학적 결단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이 가져온 현실은 매우 냉혹했습니다.
2003년에 설립된 화요가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창립 12년 만인 2015년이었습니다.
12년간 지속된 적자로 인해 다른 주류 기업처럼 연예인 모델을 기용하거나 대규모 마케팅을 펼치기도 어려웠습니다.
전통 주류 시장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후반, 그리고 더 최근에는 팬데믹 이후 '홈술족'이 증가하면서부터입니다.
조 회장의 '뚝심'이 없었다면, 화요는 물론 증류식 소주 시장 자체가 여전히 '0'에 머물렀을지도 모릅니다.
현재 화요의 성공 스토리는 세계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화요는 2005년 화요25, 화요41의 첫 수출을 시작한 이래, 현재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동남아시아, 호주 등 30개국에 화요17, 화요19金, 화요25, 화요41, 화요53, 화요X.Premium 등의 제품을 수출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전통 주류의 가치를 알리고 있습니다.
조희경 화요 대표는 "화요는 대한민국 소주 최초로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과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의 공식 파트너로 선정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다가오는 추석에는 화요 선물을 통해 단절된 전통을 잇고, 한국적 가치를 담은 'K-스피릿'을 함께 음미하시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