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빈 필하모닉 역사상 첫 한국계 정식 단원 됐다
한국계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해나 조(한국명 조수진)가 세계적인 명문 오케스트라인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빈필)의 정식 단원으로 임명되었습니다.
빈필은 지난 22일 해나 조를 제2 바이올린 파트의 정식 단원으로 발표했는데요. 이는 1842년 빈필 창단 이후 한국계 연주자가 정식 단원이 된 최초의 사례로 클래식 음악계에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난 해나 조는 미국으로 이주한 후 불과 세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했으며, 12세라는 어린 나이에 솔리스트로 데뷔하는 뛰어난 재능을 보였습니다.
그녀는 세계 최고 음악 교육기관 중 하나인 뉴욕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쳤고, 이후 맨해튼 음악원에서 전문 연주자 과정까지 수료하며 탄탄한 음악적 기반을 다졌습니다.
빈 필하모닉 입단, 엄격한 과정 통과한 뛰어난 실력자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총 148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로, 이곳에 입단하기 위해서는 매우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빈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빈필 수습 활동을 수년간 병행해야 하는 고난도의 과정이 요구됩니다.
이후에도 빈필 단원들의 투표를 통과해 정식 단원 자격을 얻은 뒤, 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아야만 정식 단원이 될 수 있습니다.
해나 조는 2022년 빈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에 입단한 후, 지난해 11월 빈필 단원 투표를 거쳐 불과 10개월 만에 최종 승인을 받는 빠른 성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녀는 오는 11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빈필 내한 공연에 정식 단원으로 참여할 예정이어서 한국 관객들에게 더욱 특별한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연주자들
20세기 후반까지만 해도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는 백인 남성 연주자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비백인과 여성 단원들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인 연주자들의 진출이 두드러져,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 중 한국인 단원이 없는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한국 음악가들의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박지윤,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이지윤, 베를린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김수연은 각각 악장이라는 중요한 위치를 맡고 있습니다. 또한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조윤진과 밤베르크 심포니의 설민경은 부악장으로 활약 중입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인 이지혜는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제2바이올린 악장으로 활동했으며, 비올리스트 박경민은 2019년 한국인 최초로 베를린필 종신 단원으로 임명되어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뉴욕필의 손유빈(플루트)과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한여진(플루트) 등 목관악기 연주자들의 해외 오케스트라 진출도 늘어나는 추세로, 한국 클래식 음악가들의 세계무대 진출이 현악기에서 관악기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