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군 호우 피해 심각, 산불 이재민들 이중고
경남 산청군이 최근 나흘간 798.0㎜의 기록적인 폭우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특히 지난 3월 대형 산불이 발생했던 시천면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요.
산청군 산불 피해자들은 집이 소실되어 현재까지도 산청군이 마련한 임시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폭우로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됐습니다.
20일 경남소방본부와 경남도에 따르면 오전 6시 기준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6명, 중상 2명, 실종 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실종자들은 대부분 산사태로 인한 토사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전날 오후 7시 17분경 산청 생비량면 가계리 논에서 주민 1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 날 낮 12시 35분경에는 산청읍 부리마을에서 산사태로 주택이 쓸려 내려가면서 70대 남성 등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습니다.
단성면 방목리에서도 주택 일부가 떠내려가며 70대 남성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된 상태입니다.
또한 오전 10시 46분경 산청읍 내리마을에서는 주택 매몰로 40대 남성과 70대 여성이 목숨을 잃었으며, 오후 5시 15분에는 산청읍 범학리에서 대피 중이던 주민 1명이 물에 휩쓸려 실종됐습니다.
침수 지역에서의 구조 작업도 계속됐는데 같은 날 오후 5시 44분경 단성면 인근 펜션에서 숙박객과 주민 등 34명이, 오후 8시 56분경에는 생비량면 한 농장에 고립된 9명이 구조됐습니다.
기록적인 강수량과 대응 체계
산청군의 연평균 강수량은 1,556.2㎜인데, 지난 나흘간 내린 비는 798.0㎜로 연간 강수량의 절반에 가까운 양이 단기간에 집중됐습니다. 이로 인해 도로 유실, 하천 범람, 주택 침수 등 496건의 시설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산청군은 19일 군민 3만3천여 명 전체에게 대피령을 발령했는데, 이는 단일 지자체가 자연재난을 이유로 주민 모두에게 대피를 권고한 사상 초유의 사례이기도 합니다.
현재 진주, 의령, 창녕, 산청에는 산사태 경보가, 함안, 고성, 함양, 거창, 합천에는 산사태주의보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산사태 우려와 침수로 5,255세대 6,848명이 대피했으며, 이 중 2,306세대 3,167명은 아직 귀가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한 누리꾼이 공개한 산청군 신등면 율현리에서 토사가 몰려오는 영상에서 그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소방청은 19일 오후 1시부터 산청 일원에 산사태 대응을 위한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으며, 경남도는 재난안전 비상 대응 체계 3단계를 유지하며 세월교와 도로, 하천변 등 310개소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16~18일 나흘간 경남지역에 내린 평균 강우량은 280.7㎜였으며, 지역별로는 산청(시천) 798.0㎜, 합천(회양) 712.0㎜, 하동(옥종) 661.0㎜, 창녕(도천) 599.0㎜, 함안(함안) 583.5㎜, 진주(대평) 570.5㎜, 의령(토곡) 563.5㎜, 밀양(구기) 517.5㎜ 등으로 집계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