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폭염에 어린이·노인이 더 '위험'한 이유... "지면과 높이 150cm, 체감온도 10도 차이나"

어린이와 노인, 지면 가까이 체감온도 10도 이상 높아 온열질환 위험 커


36도가 넘는 찜통더위가 주말까지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주말이 지나도 폭염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아직 7월 초순이지만 온열질환자가 이미 1300여명을 넘어서며 지난해의 3배에 달하는 등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모든 사람에게 힘든 여름이지만, 특히 지면에서 1.5m 이하 높이에서는 체감 온도가 10도 이상 높게 나타나 어린이와 밭일하는 노인들에게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면에서 반사되는 복사열의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인데요. 특히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이루어진 도로에서는 복사열이 더욱 강해져 체감온도가 크게 상승합니다.


기상청 관측 결과, 도로 노면과 성인 목 높이 온도 차 11도 이상


기상청이 11일 발표한 지난해 기온 관측 자료에 따르면, 도로 표면과 성인 목 높이인 1.5m 지점의 온도는 10도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기상청이 지난해 8월 9일 오후 2~4시에 성인의 목 높이인 1.5m 지점에서 측정한 기온은 34.3도였으나, 같은 시각 도로 노면에서는 45.5도로 무려 11.2도나 높게 나타났습니다.


지면 높이에 따른 예상 체감온도 비교 / 사진=인사이트


이러한 현상은 아스팔트와 같은 포장 도로가 어두운 색으로 태양광을 강하게 흡수하고 열을 쉽게 저장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풀이나 흙으로 덮인 지면보다 더 많은 태양 에너지를 흡수해 낮 동안 빠르게 뜨거워지는 것이죠.


장소에 따른 온도 차이도 상당합니다. 같은 시간대에 도로에서 측정된 기온은 녹지보다 평균 3.1도 높았고, 최고기온은 약 4도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습도까지 고려한 체감온도는 더 높아... 취약계층 각별한 주의 필요


체감온도로 계산할 경우 이 차이는 더욱 커집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체감온도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해 산출되는데요.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땀이 잘 증발하지 않아 신체가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기온이 36도일 때 습도가 70%에 이르면 바람 등의 요소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체감온도는 37도에 가까워집니다.


이러한 이유로 키가 1.5m 이하인 어린이나 쪼그려 앉아 밭일을 하는 노인들은 더위를 더 심하게 느끼고 온열질환에 더 취약할 수 있습니다


노인의 경우 땀샘이 감소해 땀 배출 능력이 떨어지고 체온 조절 기능이 약화됩니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신진대사율이 높아 열 생성이 많고 열 흡수율도 높지만, 체온 조절 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열 배출이 어렵습니다.


질병관리청은 두통과 어지럼증 같은 온열질환 증상이 나타날 경우, 가벼운 증상이라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노인과 어린이 등 온열질환 취약계층은 본인의 상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수 있어, 주변에서 수시로 상태를 확인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밭일이나 실외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은 온열질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오후 2~5시 사이에는 가능한 휴식을 취하고 외출을 자제해야 합니다.


한편, 지난달 28일 이후 전국 평균 최고기온이 31도 이상을 유지하면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20일부터 시작된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9일까지 488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나, 올해는 같은 기간 1341명으로 예년의 2.7배에 달했습니다.


이 기간 사망자 수도 지난해 3명에서 올해 9명으로 3배 증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