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단지 아파트 수영장 화학물질 누출 사고로 18명 부상
인천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수영장 청소용 염소계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18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지난 9일 인천소방본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분경 인천시 서구 백석동 소재 아파트 지하 2층 수영장 기계실에서 차아염소산나트륨 누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화학물질을 납품하던 업체 직원 A씨와 수영장을 이용 중이던 주민 등 총 18명이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호소해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습니다.
병원으로 이송된 피해자 중 납품업체 직원 A씨는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응급 환자로 분류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나머지 17명도 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고 원인과 화학물질의 위험성
이번 사고는 직원 A씨가 표백제의 주성분인 차아염소산나트륨을 수영장 기계실 내 보관 탱크에 주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주입 중 호스가 빠지면서 화학물질이 하수구로 유입됐고, 이로 인해 같은 층에 위치한 수영장, 사우나, 헬스장 등으로 강한 자극성 냄새가 퍼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차아염소산나트륨은 강한 산화력과 살균력을 가진 염소계 화학물질로, 주로 표백제나 소독제로 사용됩니다.
이 물질은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호흡기 자극을 유발할 수 있어 취급 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민들의 당혹스러운 대피 상황
이 사고로 인해 아파트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대피 상황을 겪어야 했습니다.
한 주민은 "맡아본 적 없는 독한 냄새에 수영장과 사우나에서 제대로 옷도 입지 못한 채 황급히 대피했다"고 당시 상황을 연합뉴스에 전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은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마친 뒤 사우나로 이동 중이었는데 수영장, 사우나, 피트니스센터, 식당에서 옷도 제대로 챙겨 입지 못한 주민들이 갑자기 뛰쳐나오는 것을 보고 따라서 대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는 1∼2단지를 합쳐 총 25개 동 4805세대로 구성된 대규모 단지입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입주민의 안전을 고려해 기계실과 같은 층에 있는 수영장과 사우나 시설 이용을 긴급히 중단했습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아파트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구체적인 사고 경위와 피해 규모를 조사할 방침입니다.
소방 당국자는 "수영장과 기계실이 맞닿아 있어 강한 냄새가 퍼지며 피해가 발생했다"며 "임시 의료소를 가동하고 냄새를 빼내기 위한 배풍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