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 동대표 갑질에 집단 사직
울산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9명이 동대표의 언어폭력, 모욕적 발언 등 '갑질'에 분노해 집단 사직서를 제출했다.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관리실 직원 전원 사직"이라는 제목과 함께 울산의 한 아파트에 붙은 안내문이 공유됐다.
공유된 게시물에 따르면 관리실 직원들은 "일부 동대표들의 반복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더 이상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부득이하게 관리실 직원 전원이 사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동대표들의 부당한 책임 전가, 언어폭력, 모욕적 발언, 비상식적인 업무지시 등을 구체적인 사직 사유로 제시했다. 또한 직원 채용에 대한 부당 간섭, 반복적인 보고 요구, 휴가 일정의 자율성 침해도 함께 언급했다.
현재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근무 중인 총 9명의 직원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은 이달 말까지 근무한 후 사직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아파트 직원 A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약 1년간 각종 인격 모독과 폭언이 지속돼 더 이상 참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A씨는 "민원 업무와 관련한 대화 중 한 동대표가 '밤에 잠을 재우지 말아볼까'라고 협박했다"며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말인지 의심스러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공용 쓰레기통 정비가 늦었다는 이유로 다른 입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발로 쓰레기통을 차며 면박을 줬다"며 "순간 자존심이 무너지더라"고 하소연했다.
직원들에 따르면, 여름휴가 일정은 동대표들 회의를 통해 논의하겠다며 반려됐고, 기본급 75% 수준으로 정해져 있던 명절 수당은 지난 설 '일괄 40만 원'으로 통보됐다고 한다.
일부 직원은 장기간 이어진 스트레스로 심장 두근거림과 이명 등의 증상을 겪어 병원 치료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주장하는 직원들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관할 지자체인 북구청과 고용노동부 등에도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대해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아파트 엘리베이터 게시글을 통해 "법적으로 구체적 내용을 북구청이 실태 조사한 뒤 사실 여부를 판단해 수사기관에 고발하게 되어 있는 만큼, 추측성 판단과 채팅방 퍼 나르기 등에 편승해 불미스러운 아파트를 만들지 않도록 조심해달라"고 입주민들에게 당부했다.
또한 "위탁관리업체의 계약이행 위반 사항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신속히 대응하겠다"며 "입주민의 실질적 편익에 도움 되는 업무 진행과 갈등 조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