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중국에 3-0 완승... 중국 언론도 패배 인정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개막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한국을 이긴다고 호언장담했던 중국 언론들도 자국 축구대표팀을 향해 쓴소리를 남겼다.
지난 7일 오후 8시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며 손흥민 등 유럽파 없이도 충분한 경쟁력을 증명했다.
이날 경기에서 이동경이 선제골을 터트린 후 주민규와 김주성이 연이어 득점에 성공하며 한국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중국축구협회는 경질된 이반코비치 감독 대신 20세 이하(U-20) 대표팀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이끌었던 데얀 주르예비치 감독을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주르예비치 감독은 기존 선수단과 다르게 젊은 선수 위주로 명단을 구성, 4-2-3-1 포메이션으로 공격적인 변화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경기 초반부터 잦은 패스 미스와 약한 조직력을 드러냈다. 전반 8분 김문환이 좌측에서 침투하며 연결한 패스를 이동경이 받아 수비 두 명을 제치고 멋진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중국 수비진은 계속해서 실책을 범했다.
전반 21분 이태석의 크로스를 수비수 주천제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주민규에게 두 번째 골을 헌납했고, 후반 9분에는 김주성이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 집중력 부족을 틈타 쐐기골을 넣었다.
경기는 한국의 3-0 대승으로 끝났다. 경기 전 "손흥민 없는 한국을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던 중국 언론들은 경기 후 침묵을 지켰다.
중국 언론의 자성과 축구 시스템 비판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패배 후 "중국이 한국에게 예상된 패배를 당했다"며 솔직한 평가를 내놓았다. 매체는 "중국은 20년 전 축구를 하고 있다"라는 자조적인 표현을 쓰기도 했다.
동아시안컵을 각국 리그의 맞대결로 규정하며 슈퍼리그와 K리그, J리그의 수준 차이를 인정한 것이다.
'소후닷컴'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외국 선수가 뛰기에 어느 정도 격차를 만회할 수 있지만, 동아시안컵은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외국 선수 없이 경기하기 때문에 중국의 문제점이 모두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리그의 경쟁 강도와 경기 리듬의 차이를 지적하며 "아무리 한국이 덥다고 해도 중국 선수들은 경기장만 들어가면 다리가 뻣뻣해졌다"고 표현했다.
최근 승부조작과 부정축배로 물의를 일으킨 중국 축구의 근본적인 문제점도 지적됐다.
데얀 주르예비치 새 감독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단순한 감독 교체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중국 언론 스스로 인정했다.
'소후닷컴'은 "단순한 전술적 문제가 아니다"라며 "중국은 10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럴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더 많은 선수들이 해외 리그로 나가고 리그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며 변화 없이는 중국 축구의 문제가 영원히 해결될 수 없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