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5일(목)

[신간] 장소로 보다, 근현대사


일상에서 마주치는 지하철역, 공원, 시장, 골목길이 역사의 현장이라면 어떨까? '장소로 보다, 근현대사'는 현직 도슨트가 직접 발로 뛰어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이 일어난 장소들을 14개의 답사 코스로 엮어낸 이색 답사기다.


많은 사람들이 역사를 박물관이나 멀리 떨어진 유적지에서만 찾지만, 사실 우리는 매일 역사를 밟고 살아간다. 이 책은 우리가 매일 지나는 평범한 장소들에 특별한 역사가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사진 제공 = 풀빛


개항의 현장인 인천과 강화도부터 민주주의의 뜨거운 현장인 광화문과 세종대로까지, 저자는 한국 근현대사의 다양한 순간들을 담은 장소들을 찾아다니며 잊힐 뻔한 과거의 역사를 복원시킨다.



이 책은 단순한 답사기를 넘어 역사에 충실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강화도와 인천 제물포에서는 병인양요와 일제의 산미증산계획 같은 근대사의 아픈 기억을, 북촌과 정동에서는 갑신정변과 아관파천의 현장을 살펴본다.


남산과 명동, 남대문 일대에 남아있는 일제 강점기의 흔적들, 3.1운동과 독립운동가들의 활동, 4.19 민주화 항쟁의 이야기도 생생하게 전한다.


요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을지로에서는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끈 산업 역군들의 삶을 엿볼 수 있고, 광화문과 세종대로에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마주하게 된다.


저자는 "장소는 기억을 담는 그릇"이라며 역사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그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책에서만 보던 역사적 사건들은 실제 현장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4D 영화관에서 보는 것처럼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일제강점기, 이념 갈등, 급격한 경제 성장 등 복잡하게 얽힌 한국 근현대사는 단편적 정보보다 입체적 접근이 필요하다.


저자는 이를 위해 각 장소를 둘러싼 지리적, 사회적 요인들이 역사에 어떻게 작용했는지 상세히 설명한다.


책에는 강화도부터 세종대로까지 역사적 흐름에 맞춰 장소들을 나누고, 가볍게 걸으며 둘러볼 수 있는 답사 코스가 지도로 제공된다.


효율적인 동선까지 꼼꼼하게 반영된 이 지도를 따라가면 누구나 알찬 역사 답사를 경험할 수 있다.


많은 것이 변해버린 장소들이지만, 저자의 설명을 통해 역사 속으로 들어가 생생한 과거를 마주하게 된다.


역사가 어렵고 근현대사가 무겁게만 느껴졌던 이들에게 이 책은 일상 속에서 역사를 새롭게 발견하는 탁월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