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북 청송군에서 일주일간 이어진 산불로 주택 770채가 불타면서 일부 주민들은 청송 국민체육센터에서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을 돕기 위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몇몇 사람들이 쓰레기에 가까운 구호물품을 '착불'로 대피소에 보내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9일 TBC에 따르면 이들은 낡아 해져 보풀이 있는 옷이나 먼지가 가득 묻은 이불, 까만 기름때로 가득한 국자 등 다시 사용하기 어려운 상태의 물건들을 기부받았다.
이재민들은 "우리가 뭐 거지도 아니고. 도와주는 마음은 좋은데", "쓰레기 모아서 무엇 하나. 한 가지라도 입을 수 있는 것을 주면 좋겠다"라고 토로했다.
이렇게 청송군에 모인 구호물품 중 쓰레기로 분류 돼 버려진 양만 무려 11t으로, 군은 처리 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또 청송군에서는 한 비영리단체 앞으로 헌 옷 상자들이 착불로 배송되는 일도 벌어졌다.
단체 관계자는 "쓰레기로 버리는 것들을 보내줬다"며 "진짜 눈물 나고 속상하다. 전부 다 착불로 보내 착불비가 70만 원 넘게 나왔다"라고 말했다.
경북 북부 지역 산불로 피해를 입은 다른 지역 주민 대피소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또 지난 2019년 고성 산불 피해 때도 고성군에 구호물품으로 들어온 헌 옷 53t이 구호물품으로 들어와 군인까지 옷 분류에 투입되는 일이 있었다
당시 53t 가운데 30t이 쓰레기로 분류됐고, 사용처가 이재민으로 제한되는 구호물품이기에 허가를 받고 처리하는 데만 8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한편 역대 최악의 산불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면서 이들을 돕기 위한 개인과 단체, 기업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모인 기부액만 총 228억 원에 달한다.
이에 정부는 이번 산불 피해 기부금을 일반 기부 대비 더 많은 세제 혜택이 제공되는 '특례기부금'으로 인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