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년 된 '산삼', 강남아파트 4채값 주고 통째로 '잘근잘근' 씹어먹은 재벌 회장님

최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현대 창업주 정주영 명예회장의 산삼 사랑과 관련한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입력 2024-03-07 11:31:24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 현대그룹


작고한 현대 창업주 정주영 명예회장은 산삼을 즐겨 먹기로 유명했다. 심마니들 사이에서 정 명예회장의 산삼 사랑에 대한 여러 가지 일화가 떠돌 정도다.


최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정 명예회장의 각별한 산삼 사랑이 소환됐다. 과거 심마니였던 A씨가 중앙일보에 털어놓았던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다. 


이에 따르면 A씨가 산을 탄 지 15년째 되던 해 강원도 인제 점봉산 고래골에서 적어도 650년이 넘는 천종(5대 이상 인위적 간섭없이 산에서 자란 천연 산삼)을 캤다고 한다. 


노두에서 미(뿌리) 끝까지의 길이가 무려 1m 30cm나 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산을 내려와 무게를 달았더니 3냥 9돈 7푼(약 149g)이었다. 천종산삼은 120년은 돼야 1냥(37.5g) 정도의 무게가 나간다고 한다. 


A씨가 큰 삼을 캤다는 소식은 삽시간에 퍼졌다. 금방 서울에서 연락이 왔다. 아주 높은 어른이 직접 내려온다고 했다. A씨는 차에서 내리는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었다. 직접 강원도 인제의 산골까지 온 것이다. 


정 명예회장은 A씨의 안방으로 뚜벅뚜벅 들어갔고, 뒤따르던 비서가 가방에서 돈을 꺼냈다. 돈은 총 7800만원으로 650년 된 산삼 값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1980년 당시 서울 강남의 은마아파트 43평형 분양가가 2034만원 정도였다. 당시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의 월급이 30만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 비싼 값을 치르고 산삼을 사게 된 것이었다. 


전문 감정사는 따로 필요 없었다고 한다. 정 명예회장은 노두와 약통, 꽃대를 찬찬히 살피더니 '이런 물건이 이제야 나왔다'면서 무릎을 탁 쳤다고 한다. 


정 명예회장이 산삼을 볼 줄 알았던 것이다. 


A씨의 아내가 물을 떠 와 산삼을 씻자, 정 명예회장은 '삼 씻느라 수고했다'며 손수 지갑에서 수표를 꺼내 70만원을 따로 줬다고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에 따르면 산삼의 효능을 얻기 위해서는 삼이 아무리 커도 한 번에 다 먹어야 한다고 한다. 


정 명예회장은 앉은 자리에서 산삼을 모두 먹었다. 뿌리 끝부터 줄기, 잎까지. 잘근잘근 오랫동안 씹어서 모두 먹는데 꼬박 3시간 30분이 걸렸다. 


정 명예회장은 산삼을 먹으면서 '농촌에서 삼 캐며 살기가 힘들었다'는 A씨 말에 "당신이 고생을 알긴 아느냐"며 호통을 쳤다고 한다. 


그리고 북한에서 내려와 안 해본 일이 없다는 정 명예회장의 고생담을 듣고 힘들다고 한탄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전했다.